한강성당 게시판
삶의 비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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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 가을에 생각해 볼 수 있는 삶에 관한 글이 있어 띄웁니다.
삶의 비밀
삶이란 무엇인가?
자전거를 타고 오르막 길을 힘겹게 오를 때 저기 저 고갯마루까지만 오르면 내리막 길도 있다고 생각하며 조금만 더 , 조금만 더 가보자, 자기자신을 달래면서 스스로를 때리며 페달을 밟는 발목에 한번 더 힘을 주는 것.
오래전에 받은 편지의 답장은 쓰지 못하고 있으면서 또 편지가 오지 않았나 궁금해서 우편함을 열어보는 것.
사과나무에 매달린 사과는 향기가 없으나 사과를 칼로 깎을 때 비로소 진한 향기가 코끝으로 스며드는 것처럼, 누구든 죽음을 목전에 두면 지을 수 없는 향기와 냄새를 남긴다는 사실을 어느날 문득 알게되는 것.
공중전화 부스에 말끔한 전화카드 한 장이 놓여 있으면 혹시라도 새 것인가 싶어 카드 투입구에 속는 셈치고 한번 밀어 넣어보는 것.
날마다 물을 주고 보살피며 들여다보던 꽃나무가 꽃을 화들짝 피워올렸을 때 마치 자신이 꽃을 피운 것처럼 머리속이 환해지는 것.
물구나무를 서야 바로 보이는 세상이 있는 것처럼 뒤집어 놓았을 때 진실이 보이기도 하는 것.
내가 한 바가지의 물을 쓰면 나 아닌 남이 그 한 바가지의 물을 쓰지 못하게 됨을 아는 것.
여름날 저녁에 온 식구가 손톱에 봉숭아 물을 들인 뒤에 첫눈이 오는 겨울 저녁을 가다리는 즐거움으로 사는 것.
겨울밤, 가끔씩 서로 가려운 등를 긁어주느 것 ----- .
도대체 삶이란 무엇인가? 삶이란 무엇인가? 물어도 물어도 알 수 없어서 자꾸 삶이란 무엇인가 되묻게 되는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