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나는 왜..당신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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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희 [Domi25] 쪽지 캡슐

2000-02-17 ㅣ No.1836

 

  나는 미궁속으로 빠져드오.

 

  처음부터 내미는 손은 없었던 것이오. 미친 나의 모습을

 

  뭐라 다그칠 자격이 당신에겐 없다고 여긴 것이오?

 

  아니면 너무나 너그러운 이해심. 무관심으로 다다른 것이오?

 

  그 모습. 다들 손가락질하며 비웃어도, 당신만은 아니어야 하오.

 

  당신의 차디참에 난 이제 죽을 것만 같소.

 

  지금 맨발로 그 날카로운 조각 위를 걷고 있소.

 

  나는 왜 미쳐가고 있는 것이오? 그러면 수 많은 고통들에 내가 과연

 

  무뎌질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오?

 

  보이는 것만, 알고 믿는 사람들. 날 보고 혀를 내두르지만

 

  당신만은 ... 당신만은 아니어야 하오.

 

  갈수록 내가 우습고, 어렵고, 무섭겠소.

 

  나의 웃음이 그토록 잔인할 수 없겠소.

 

  심장을 거친 천에 싸고 또 싸서 어디있는지 알 수도 없겠소.

 

  무거운 박동소리도 들리지 않겠소.

 

  썩은 인간 냄새나, 여인의 향기로움도 맡을 수 없겠소.

 

  달콤한 사탕인지 쓰디 쓴 독약인지도 맛 볼 수 없겠소.

 

  그것이 무슨 성질의 찌꺼기인지 모를지라도 그것은 당신것이오.

 

  아무도 모르는 심장은 당신것이란 말씀이오. 알겠소?

 

  사랑에는 이별이 없소. 사별도 없소.

 

  당신은 왜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떠나가고 있는거요...

 

  나의 불결함이 당신의 순결함에 닿을까 피하는 것이오?

 

  내 마지막 현존인 당신마저 날 버리면,

 

  난 어쩌란 말이오. 이미 죽어가고 있는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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