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당동성당 게시판

사랑에 관한 세 가지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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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숙 [sun7392] 쪽지 캡슐

2000-01-04 ㅣ No.329

새 천년을 앞두고 사람들을 불안하게 했던 것들이 있었죠...Y2K 라고...

 

그런데, 그것보다 더 사람들의 맘을 조급하게 만들었던 것이 있었답니다.

 

그게 뭐냐구요? .. ’밀레니엄 러브 버그’라고...뭔지 아시죠..?

 

20세기 마지막 날을 홀로 외롭게 보내는 것이었답니다...여러분은 어떠셨나요..?

 

전 성당의 지기들과 함께 기쁜 맘으로 2000년을 맞이했답니다...물론 연인과

 

함께였다면 더 즐거웠겠지요..? ^^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뭘까요..? ...짐작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올해는 꼭 모든 행당동 가족들이 솔로탈출에 성공하시길 바라는 맘 때문이죠..

 

물론 저도 포함되는 얘기입니다만...성가대의 김모군과 오모양의 다정한 모습을

 

볼 때마다 배가 아파오곤 하는게 사실이랍니다...끙~~~ ??

 

그러므로...올 한해는 우리 모두 뜨겁게(?) 사랑하도록 노력하자 이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랑에 관한 시 한 편 올리겠습니다...예전에 일기장에 써 놓은

 

글인데...제 불찰로 작가를 써 놓지 않아서 어떤 시인의 글인지는 잘 알 수가

 

없네요...이해해 주시길...^^;

 

 

                    사랑에 관한 세 가지 메모

 

사랑이란,

집에서나 회사에서나 거리에서나,

비어 있는 모든 전화기 앞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사랑에 빠져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전화란 단 두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그 혹은 그녀에게서 걸려 오는 전화와 그 밖의 모든 전화..

전화벨이 울리면 그 혹은 그녀일 것 같고,

오래도록 전화벨이 울리지 않으면 고장을 의심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사랑이다.

 

사랑이란,

버스에서나 거리에서나 또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모든 유행가에

시도 때도 없이 매료당하는 것이다.

특히 슬픈 유행가는 사랑하는 마음에 감동의 무늬를 만든다.

그래서 유행가는 차마 이별하지 못하지만 이별을 꿈꾸는 모든 연인들을 위해

수도 없는 이별을 대신해 준다.

유행가는 한때 유행했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사랑을 시작한 이들에게 대물림되는 우리의 유산이다.

 

사랑이란,

발견할 수 있는 모든 거울 앞에서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무엇이다.

자신의 얼굴에 대해

생애 처음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하게 되는 나.

그리고 결론을 내린다.

이렇게 생긴 사람을 사랑해 주는 그가 고맙다고.

사랑하지 않고 스쳐갈 수도 있었는데,

사랑일지도 모른다고 걸음을 멈춰준

그 사람이 정녕 고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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