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CHOICE & 사랑

인쇄

권희정 [heejung] 쪽지 캡슐

2000-03-16 ㅣ No.2053

목요일 아침입니다.

비가 와서인지 좀 흐리긴 하지만 다시 맑아질 것 같은 저쪽 반대편 하늘을 보니 상쾌해 지는군요.

 

요즘은 실험이 있어서 8시까지 학교에 오다보니 하루가 길어진 느낌을 받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상쾌한 아침 공기를 느낄수 있다는데 기쁨을 느낍니다.

 

지난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2박3일 동안 [CHOICE]라는 주제의 피정에 다녀왔습니다.

(참고로 CHOICE 란 ? - 주제어를 참고 하세요)

 

사실 다녀온 월요일날 글을 띄우고 싶었었는데 그러질 못했군요.

일요일날 그곳에서 파견 미사를 보고 가지고 온 여러가지 생각들이 저녁을 먹고 집에 들어가는 순간 음식이랑 소화가 다 되었는지 다시금 식구들에게 짜증섞인 말들을 또다시 되풀이 하는 저를 보았습니다.

이런 마음가짐으론 사랑을 배우고 왔다느니, 많은걸 깨우쳤다느니.....

이런 말들을 차마 쓸 자신이 없더라구요.

 

하지만, 그저께 화요 모임에 같이 가지는 제안을 받는 순간,

아! 하는 그 무엇인가가 다시 한번 저를 돌아보게 했습니다.

 

이번 피정을 통해 너무나 많은 ~곳들에 그리고 ~것에 속해 있는지를 알았습니다.

 

가족에서는 고집센 둘째딸로서, 있으면 피곤하게 만들고 없으면 뭔가가 허전한,

그리고 부모님께는 이세상 하나밖에 없는 둘째딸이고,

언니에게는 믿음직스런 동생으로,

동생에게는 생각은 어리지만 듬직한 언니로서의 내가 있다는 것을 다시금 알았습니다.

나 혼자가 아닌

나를 사랑해주고 걱정해주는 가족에 내가 속해 있다는 것을........

 

언제나 삐지기도 잘하고 화도 잘 내고,

교무의 위치에서 아직은 남을 배려하기에는 부족한 나,

행사앞에서 너무나 무기력함을 느끼는 나를........

하지만 교사회라는 울타리 안에서 같이 고민할수 있는 저를 보았습니다.

 

아직은 일이 많이 서툴러서 매일 혼자서 고민도 많이 하고,

아직은 햇병아리 조교로서 일도 잘 못하고 수업도 받는 학생인 나.

나는 작은 일부이지만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 있음을 알았습니다.

 

5명의 친구들끼리 생일 때마다 서로 축하해주는 그리고 직장때문에 만나기는

힘들어도 서로를 생각해 주는 이러한 친구들 사이에서의 1명의 친구로서의 나.............

항상 늦어서 핀잔을 받지만 항상 나를 기다리며 생각해 주는 친구들이 내 옆에 있었습니다.

 

너무나도 많은 곳에 속해 있으면서도 잘 느끼지 못했었습니다.

그리고 너무나 미워하는 사람들도 많았었구요.......

이런 여러 곳에서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도 눈으로 보이지 않기에 느끼지 못하고 감사하지 못했습니다.

사랑이 없으면 미움도 없는 것인데 후자쪽만 알았었지,

미움도 사랑과 관심이 전제가 된다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했습니다.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싶습니다.

어딘가에 속해있다는 것과 사랑받고 있음에 말입니다.

오늘은 아침 일찍부터 아침을 챙겨주시는 부모님에게 가지고 있던

불평스런 마음들에 용서를 구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항상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항상 열심히 하고자 애쓰시는

저희 선생님들도 정말 기쁜 마음으로 돕고 싶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쉽게 느낄 수 있는 것들을 느끼지 못했던 저에게

다시 한번 느끼게끔 좋은 기회를 주신 요한 신부님께 감사 드리고 싶어요.

 

 

* 전체 사진을 첨부합니다.

  저랑, 신부님, 데레사 언니(미선이 언니),

  중고등부의 현정이와 혜연이를 찾아보세요~

 

첨부파일: 피정.jpg(64K)

88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