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북한관련

0211- 명동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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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희 [lusi71] 쪽지 캡슐

2009-02-12 ㅣ No.9147

+ 샬롬...
 
예수께서 이 땅에 빌어주신 아버지의 평화를 빕니다...+
 
명동에 다녀 왔습니다.
일때문에 늦게 가게 된 명동에서는 놀랍게도 경찰님들이 가득했습니다.
...설마...하고 갔는데 사실이었습니다.
 
80-90년대에도 이렇게 막혀 있지 않던 명동성당이었습니다.
누구에게나 대화를 원하는 이들을 위해 열어주는 일에 앞장섰던 자랑스러운 나의 명동성당...
 
지금의 이들이 예전처럼 화염병을 들지 않고 더 무서운 침묵과 평화의 '촛불' 을 들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그냥 경건한 종교주의를 지켜 내기로 맘먹으신 것인지도...
 
아마,
"예비신자 분들"께 부끄러워서 그랬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젠가 훗날, 오늘의 이 사실이 더 부끄러워질지도 모르는데 말입니다...
 
 
추운 날, 열지어 있는 경찰님들도 불쌍하고,
냉기 올라오는 바닥에 앉아 계신 분들도 안타까웠습니다.

 
그저 말없이 앉아 계신 분들과, 고개숙인 분들과,
바라보며 노래하는 이들... 그리고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비닐을 둘러쓴 분들이 계셨습니다.
왜 그들이 명동성당에 위해가 되는 강자들이라 이렇게 막아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더군요.
그러지 않아도 명동성당은,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역사의 최고 강자의 자리를 지켜 왔는데 말입니다...

 
열시가 넘을 즈음...

 
경찰들은 이제 별볼일 없는 이 곳에서 철수를 시작했습니다.
" 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다..." 라는 글귀가 눈에 들어 옵니다.
우리의 아버지는 흙에서 우리를 낳으셨고,
우리는 결국 아버지에게 가기 위해 흙으로 돌아가는 하는 존재일 뿐임을 생각합니다...

 
사람들도 모두 가고 썰렁한 자리였지만,
남아서 지키는 이들의 힘찬 표정이 좋네요...
 
 
여러 역사의 사진 안에서 멋있게 등장했던 우리의 카톨릭 회관앞을
이렇게 무거운 마음으로 찍게 될 지는 몰랐습니다.

 
그들이 냉기에 앉아 바라는 바는 단 하나,
...진실일 뿐입니다.
 

 
명동성당...
다시 예전처럼,
모든 이들을 보듬어 주는 곳으로,
모든 이들을 이해하고자 하는 곳으로,
 
그 어떤 것도 초월해서 주님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모든 것들의 중심에 서 있는 당당한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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