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암동성당 게시판

삼위일체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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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michaelhun] 쪽지 캡슐

2002-05-27 ㅣ No.897

삼위일체 대축일(가해. 2002. 5. 26)

                                             제1독서 : 출애 34, 4b∼6. 8∼9

                                             제2독서 : 2고린 13, 11 ∼ 13

                                             복   음 : 요한 3, 16 ∼ 18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한 주간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정말 초여름의 더운 날씨였습니다.  날을 맑고 하늘과 산과 들은 파란색으로 물들었습니다.  이래서 5월이 계절의 여왕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삼위일체 대축일입니다.  삼위일체 교리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 위격으로는 셋이면서 본체로써는 한 분 하느님이심을 알려주신 교리입니다.  삼위는 사랑으로 하나가 된다고 합니다.  사실 삼위일체에 대해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많은 학자들이 이 교리를 이해하려고 노력했지만 이해 되지 않았습니다.  이 교리는 하느님으로부터 계시된 교리입니다.  그러서 믿을 교리라고 합니다.  저는 이 교리를 이렇게 설명하려고 합니다.

여기에 결혼하시고 자녀가 있는 한 분의 형제님이 있습니다.  그분은 집에서 어머니가 부를 때는 '아들'이라고 합니다.  부인이 부를 때는 '남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자녀들이 부를 때는 '아빠'라고 합니다.  한 사람이 이렇게 여러 가지의 이름으로 불리지만 결국 그 형제님은 불릴 때마다 다른 모습이 아니라 그 자체로 그대로입니다.

  얼마 전 뉴스에서 아들의 버릇을 고치려고 다른 사람을 동원해서 폭행하다 죽였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또 조사를 받고 있는 아버지를 오래 구속해 달라는 탄원서에 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아버지의 지속적인 폭행으로 생명의 위험을 느낀 자녀들이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합니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모인 곳은 사랑으로 엮어져 있습니다.  부부가 결합될 때도 서로 사랑하기에 함께 있고 싶어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그 사랑이라는 유대가 깨어진다면 더 이상 공동체를 이루고 있을 수 없습니다.

 

  오늘 제1독서는 성부이신 하느님을 "자비와 은총의 신", "사랑과 진실이 넘치는" 하느님으로 선포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을 밥먹듯이 거역하고 실수 투성이인 우리 자신의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은 자비와 은총, 사랑과 진실이 넘치신 하느님이시기에 항상 우리의 부족함을 굽어보시는 하느님으로 동행해 줄 것을 간곡히 모세는 청합니다.

실수 투성이이고, 항상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사랑으로 감싸고 돌보아 주며 올바르게 살펴주시는 것이 사랑이며 부모님의 사랑이 아니겠습니까?

아버지의 사랑은 바로 오늘 복음에서 하느님은 이 세상을 극진히 사랑하셔서 외아들을 보내 주시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이는 성부이신 하느님, 성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사랑 안에서 가장 완전한 일치를 이루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성부와 성자의 가장 완전한 일치와 사랑은 세상을 구원에로 이끌고 지탱하는 힘입니다.  성령은 세상 구원을 위해 우리와 함께 하시는 협조자이십니다.  그러기에 사랑과 일치의 하느님이심을 말할 수 있습니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은 사랑과 일치를 이루시고 그 사랑과 일치를 통해 우리에게 구원을 이루어 주시는 것입니다.  사랑으로 하나가 된 우리의 공동체 모습은 바로 삼위일체 하느님의 모습입니다.

 

  나와 타인, 모임과 모임에서 나오는 불협화음, 서로 자기 음(音)만을 주장하는 소리입니다.  우리는 가기 다른 악기를 가지고 아름다운 한 소리를 이루는 합주를 들을 때가 있습니다.  나의 소리만을 고집하지 않고 다른 소리에 귀기울이며 아름다운 하모니를 위해 노력하는 것과 우리 모임만이 아닌 전체의 연대를 생각하는 노력 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일치를 이룰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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