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관동성당 자유게시판

나의 아이와 남의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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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영 [88woman] 쪽지 캡슐

2001-04-01 ㅣ No.944

아이 엄마가 되고는 참 이상하게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아마 하느님이 모든 부모에게 주시는 숙제와 더불어 선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 네살박이 큰애가 태어나고 얼마안되서 아이의 목부분에 이상이 생긴걸 알고

아이가 태어난 병원에 가니 엄마 뱃속에 있었을때 너무 한쪽으로만 있어 그렇다고...

그래서 그 갓난아기를 데리고 신랑과 엄마가 함께 물리치료를 다녔습니다.

저는 몸조리 중이었고 그 어린아이가 치료를 받는걸 도저히 볼 엄두가 나지않아

그저 속만 태우고 있었지요. 그러다 어느날 신랑과 함께 소위 물리치료실을 갔습니다.

아... 세상에... 우리 아이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더군요.

걷고 말하고 눈맞추고 그럴 나이의 아이가 그 어느것도 하지못해 엄마에게 그리고

할머니등에 업혀 와서 치료를 받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빈첸시오 활동을 하면서 그런 정도의 장애인들과 만나고 식사도 함깨 했었지만,

부모가 되서 다른 아이들의 그런 모습을 보는건 참 다른 느낌과 아픔이었습니다.

인간이라는건 얼마나 간사한지... 나의 아이는 그 정도가 아니라는게 너무 감사하고

마음이 놓이더군요. 그러면서 두 아이의 엄마와 동갑내기라는걸 알게되고 우리는

친해졌고, 그때야 비로소 그 엄마들의 고통을 십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나고 자란다는게 얼마나 큰 주님의 축복인지 새삼 고마운 마음에

고개가 절로 숙여졌습니다. 그리고 우리 가브리엘은 얼마 지나지 않아 고개를 자기 힘으로

움직이게 되고 그래서 더이상 물리치료를 안받게 되었지요.

지금 생각에 보면 그때 그 힘든 시련들은 주님께서 주시는 크나큰 축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님을 이젠 알것도 같습니다. 나의 아이와 남의 아이!

참 많이 다른것이지만 부모가 되서 생각해보면 모두다 소중한 우리의 재산입니다.

다른 선진국 어느 나라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어린이들이 함깨 하는 학교가 많이

생긴다고 합니다. 아마 어렸을때부터 거리감을 좁히고 함깨 하는 세상을 가르치기

위해서있겠지요. 이젠 우리도 그들처럼 우리와 비록 보습은 다를지라도 함깨 하는

삶을 배워야 하지 않을런지.... 그것이 주님께서 우리에게 바라는 모습이 아닐까요?

나와 너가 아닌 우리의 자식, 우리의 형제, 우리의 가족임을 잊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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