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성당 게시판

당신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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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soonye] 쪽지 캡슐

2000-03-03 ㅣ No.453

- 잘은 안나지만...어렴풋이 기억이 납니다.... 내가 유치원 다니던 시절 밤에 고열로 아파할 때 그 높은 산동네에서 나를 들쳐 엎고 택시가 다니는 곳까지 쉬지 않고 뛰어 내려와 나를 병원으로 데려갔던 당신.... 그때 난 보았습니다....당신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 내가 초등학교때 반장이 되었을 때.... 다음날 빵과 우유를 50개씩 싸와서 반 아이들에게 하나씩 나눠주었던 당신... 난 당신에게 짜증을 부렸습니다...창피하게 학교까지 왜 왔냐고... 그때 난 보았습니다...나의 그러한 태도에도 나를 자랑스러워하는 당신의 미소를... - 초등학교 5학년때 보이스 카웃 여행을 갔을 때.... 당신도 따라왔습니다... 내가 가는곳마다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저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내는 당신... 유난히도 사진찍는것을 싫어했던 나는 그런 당신에게 또 짜증을 내었습니다... 그때 난 보았습니다... 당신의 민망해하는 어색한 웃음을... - 우리집이 그리 잘살지 않았던 시절.... 내가 그렇게 갈비를 먹고 싶다고 졸라도 사줄 돈이 없으셨던 당신... 하루는 그동안 모으고 모은 돈으로.. 나에게 갈비를 2인분이나 사주셨던 당신.... 그때 난 보았습니다...집에 돌아와 부엌에 쪼그리고 앉아 찬밥을 드시는 당신을... - 내가 삼류 대학에 입학했을때.... 당신은 마음속으로 실망이 대단히 크셨던거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기죽을까봐 나보고 잘했다고... 수고했다고 다독거려준 당신.... 그때 난 보았습니다.... 당신의 미소 뒤에 숨어있는 서글픈 미소를.... - 내가 군대 훈련소에서 병원을 갔을 때 조교 눈을 피해 몰래 당신에게 전화를 했었습니다..... 당신의 목소리에서 뛸듯이 기뻐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조교의 눈에 들킬까봐 채 1분도 통화하지 못하고 끊어야 했습니다..... 그때 난 들었습니다... 전화를 끊으면서 얼핏 들리는 당신의 흐느낌을... - 내가 군대에서 고참에게 매일 워커발로 정강이를 채이고 나서 휴가를 나왔을때... 당신은 내가 잠들어 있는 방에 들어와 내 모습을 바라보시다가 우연히 나의 피고름이 흐르고 퉁퉁 부어있는 정강이를 보았습니다... 난 자는 척을 하고 있었지만... 그때 난 들었습니다... 당신의 소리 죽여 우시는 소리를..... - 내가 불혹의 나이가 지나고 당신이 70먹은 노인네가 되었을 때.... 그때도 난 볼 수 있을 것입니다...내 걱정에 항상 마음 조릴 당신의 모습을.... - 그런 당신을 난...어머님이라 부릅니다..... 밖에 나가보셨어여? 봄이라 불러두 손색이 없을 날씨예여~ 전 점심을 먹구선...꾸벅꾸벅..졸다가... 저의 회사 계시판에 코찡한 얘기가 올라온걸 보구서 또다시 수락성당게시판을 찾았습니다여~ 음.. 다른분들이 띄운 내용들을 보니까 군대가시는 분도 계시구.. 전입하셔서 오신분들도 계시구.. 특히 제 친구 성연이의 조금은 우울한 얘기두 있네여.. 새로운 생활에 적응한다는건... 기쁘면서, 두렵구, 낯설면서두, 반가운거라구 생각해여. 어쨌든.... 그 생활에 적응해야한다면 기쁘게 만족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잖아여. 친구가 회사를 그만 둔답니다.. 그 친구한테두 같은 얘길 했어여. 곧 새로운 생활을 가지려는 친구한테 이런 얘길 했듯이.. 이곳 수락성당게시판의 식구들중에두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는분... 새로운 일이 시작되려는분... 새로운 일에 적응하셔야하는분...모든분. 기쁘게, 행복하게 만족할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시길 바랍니다. 횡설수설....... 미안합니다...너무 졸려서.... 담에 또 뵈여~~ 안녕히 계십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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