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동성당 게시판

..거리를 두고는...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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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호 [zest2005] 쪽지 캡슐

2000-02-03 ㅣ No.451

전 ’청년’이란 호칭이 부여되기 전에.. 어둡게 산 편이었습니다.. 그냥.. 불량했다거나.. 그런 의미가 아니라.. 언제나 표정이.. 그랬죠.. 먼가 불만이 많고..

신기한 사실이지만.. 제가 대딩이 된 후에 옷들을 보아하니.. 다들.. 어둠컴컴한 옷들 뿐이더군여.. 옷이 사람분위기에 따라간다구.. 흰옷이 그리도 없더군여.. 대딩이 되어서는 먼가 의식적으로 밝게 살구 싶었어여.. 밝은색 옷에 언제나 미소를 띠구 친절하게.. 잼있게..

참.. 저란 놈은 상당히 극단적인 놈 같아여.. 이율배반적인 놈이져.. 속으론 썩어도 싸이코짓을 하면서 그런 내색 안할려고 하구.. 심각한것은 속으로 며칠을 가슴아프게 삭이면서도 겉으론 농담이나 하구 그러죠.. 다.. 그런데.. 이게 다 종이 한장 차이라는 걸 느낀것은 얼마 안되었답니다..

보통 이렇게 말하면 "그렇지 않다.. 세상은 살만하다.."같은 내용이 나오겠지만.. 제가 하고픈 얘기는 그렇지 않군요.. 제 생각엔.. 바로.. 본연의 모습에서 탈피할 수는 없다는 거..  그 얘기입니다.. 아무리 벗어나려해도 벗어날 수 없는게.. 어두움입니다. 어떻게 철학적으로 본다면은 어둠의 존재란 일종의 위기를 만들고 극복의지를 만들어 주죠.. 긍정적입니다.. 그러나.. 제가 생각하는 어두움이란.. 마치 족쇄같이 맴도는.. 어쩔수 없이 바닥에 무릎을 꿇어야 하는 그런 존재 입니다..

’풍요속의 빈곤’이란 말이 있죠.. 좀 다르게 해석해 보면.. 여러가지를 발견할수 있죠..

예를 들어.. 친구들과 모인 술자리에서 친구들의 이목을 잡으며 재치있는 말로 분위기를 이끌어 나가는 사람.. 그 사람이.. 늦게 집에 들어와 텅빈 자신의 방에 위치한다면..?.. 그 재밌던 분위기의 환상의 여운보다는 씁슬한 뒷맛.. 거기에 괴로워할지도 모르죠.. 그 제일 외로움이 없을 법한.. 사람이.. 외로움에 잘 휩싸이게 될수도 있다는 것... 어찌보면 나약한 인간의 본연의 모습에서 한발짝도 벗어나지 못하는 참.. 갖은 애를 쓰고도 좌절하고야 마는 비참한 존재죠.. 과연 이것 뿐일까요?.. 그렇지는 않아요..

제일 웃긴것 중에 하나는 가장 사람을 감성적으로 또는 감정적으로 만드는 영원한 화제인 ’죽음’에 대한 이야기죠.. 사람들은 죽음에 대해 두려움을 갖지만 실제로 거기에 구속되어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죠..  다 잊고 삽니다.. 아니.. 잊으려고 삽니다.. 예전에는 그런 일이 많았겠죠.. 그러나.. 생활이 뒤떨어진 옛날에는 좌절이 심했을겁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가히 풍요로운 시대에.. 거의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한다는 것은 가치없는 일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죽음’을 미학의 단계까지 끌고 가는 사람들 마져도.. 순간이 닥치면.. 또다시 작은 존재를 만나보게 됩니다...  한없이 작아지고 마는.. 붕괴되는 자신들을... 풍요속의 빈곤이자.. 붕괴죠..

그틀마져.. 다 붕괴되 버리는...

그래도.. 나중에.. 그때 작아지고 미약해 지더라도 행복하고 싶습니다.. 미약하기 때문에 행복하고 싶습니다..  잠시 나마 잊는게 바보같은 짓이더라도 잊고 싶습니다.. 전.. 참 모순적인 놈인가 봅니다..

...

헛소리..한다구여... 제가 이런 얘기하는거 못보셨겠죠.. 갑자기.. 게시판 글들이 넘 사색적이라.. 그야말로.. 제 자신의 ’심각한’ 모습의 일각이.. 나타나 버렸네여..

죄송하구여.. 잠시 평온한 가슴에 광(?)풍을 몰아친데 대해서 사과말씀 드립니다..

.. 장풍이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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