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십리성당 게시판

[re:2597] 저기요, 김정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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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선 [xixian74] 쪽지 캡슐

2000-08-09 ㅣ No.2603

한소리청년성가대 최희선 모니카입니다.

저 역시 왕십리 성당에서 오래다면 오랜기간을 지내 온 사람입니다.

그렇습니다.

정순님의 말씀에 의하면 저는 수녀도 신부도 아닌 그냥 조용히 묵묵히 다 받아들여야 하는 신자이군요.

주제에 감히 나선 점을 용서하십시오.

그러나 도저히 묵묵히 정순님의 글을 지나칠 수 없어서 이렇게 저까지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글이 정순님의 신변에 해를 끼치기 위함이나 매도하고자 한 의도는 절대로 없다라는 사실을 먼저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맹세코 없습니다.

먼저 아래 무수히 올라온 글 들을 하나하나 다 읽어보시길 부탁드립니다.

 

저 역시 최은경자매님의 글을 읽고 "좀 너무 심하다"라고 생각하고 그를 좀 나무랬었습니다. 하지만 아래 청년들이 올린 글들을 통해서 어느정도 아셨으리라고 봅니다.

 

우리는 너무 많이 참고 기다려 왔습니다. 최근 몇대에 걸쳐 부임하신 왕십리성당의 주임신부님의 모습은 참으로 활성화되어야 할 청년활동을 묵살시키고 그져 "시키는 대로" 해야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신부님의 의도대로, 계획대로, 소망대로...

그렇게 청년들은 조용히 한명씩 두명씩 왕십리 본당을 떠났던 거 겠지요. 물론 종교적인 마음으로 참아야 했다고 말씀하시겠지만...

 

그렇습니다.

청년은 활동을 원합니다. 그리고 얼마간의 자유도 ...

당연히 종교적 제약을 받겠지요.

대통령이 정치에 손을 놓고, 부당한 이의를 제기하고, 정녕 우리가 원하는 정치를 하는 정치가를 오히려 비판하고 그만두게하려한다면... 과연 종교적 이유로 참으시겠습니까?  

나라의 생존여부가 달린 중요한 문제에 있어서 그대로 나라가 주저앉기를 예상하며 그냥 그렇게 참고 자신이 속한 이 나라가 망하기만 기다리시겠습니까?

성당의 운영도 마찬가지 입니다. 지식이 짧아놔서 교회법을 알지 못하지만 법을 떠나 먼저 순리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왜 우리 본당이, 서울지구에서는 모르겠지만 과거 8지구에서 그렇게 명성을 날리던 우리 본당이 이 만큼 침체되었을까요?

안쓰러울 정도로 열심히 일하는 청년연합회 임원들에게는 비난만이 낭자하고,

왕십리의 침체에 대한 책임은 과연 엄청난 실망과 충격으로 떠나야 했던 신자들의 몫인가요? 그렇습니까?

 

또한 종교적인 이유로 신부님을 그저 일방적으로 이해하기엔 너무나도 많은 자가 이해해야 하고, 참아야 하고, 신부님 말씀대로 성당을 떠나야 할 겁니다.

또한 정순자매님의 신부님을 모조리 이해하시는 넓으신 아량으로 왕십리 청년의 고통을 동의는 하지 못하시더라도 조금이라도 이해해 주시면 어떨까요. 함께 이야기 하고 풀어보려는 자매님의 글을 무참히 일축해 버리신 모습 역시 종교적으로는 그다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인듯 한데요... 더군다나 저희는 소속과 이름을 확실히 밝혔습니다. "이 애 누구야!"하는 식으로 추적하지 않으셔도 다들 스스로 자신을 밝히는 분명한 사람들이라는 말씀입니다.

 

바뀌어야 합니다.

카톨릭이 미국에서는 미국식으로, 한국에서는 한국식으로 변모되어 신자들 생활에 보급되듯이,

시대가 바뀐지금 마냥 섬기기만을 강요하는 종교는 도태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좀더 시대에 맞는 방법으로 사랑해야 합니다.

시대에 맞는 믿음을 요구해야 합니다.

 

교회에 관해 아무런 지식도 없는 제가 이런 글을 올리니 너무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외치지 않으면 더욱 자신과 청년들에게 부끄러울 것 같더군요.

청년으로서...

왕십리 본당의 신자로서...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더이상 서로의 말다툼이 사라지길 기원합니다.

왕십리본당의 재도약을 위해서...

이젠 일방적 억압은 사라져야 합니다.

 

정말로 두서없는 글 마치겠습니다.

졸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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