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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약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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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애 [eliza-] 쪽지 캡슐

2001-09-26 ㅣ No.55

 

물에 잠긴 비누조각은 금방 물렁물렁해져서

어느새 형체도 없이 녹아 사라집니다.

비누가 녹는 데는

그리 많은 물도, 많은 시간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파도에 밀려

이리저리 구르는 바닷가 조약돌은

시간이 흐를수록, 상처와 고통을 오래 견딜수록,

더욱 매끄러워지고

더욱 보드라워지고

더욱 둥글어집니다.

가끔은 거친 파도가 상처를 내기도 하지만

부드러운 물결이 금새 그 상처를 어루만져줍니다.

그렇게 무수한 시간이 흐른뒤 우리 앞에는

둥그렇고 예쁜 조약돌이 놓이게 됩니다.

 

하느님,

이젠 비누처럼 사라져버릴 것에 대해 욕심을 품지 않겠습니다.

마치 파도가 조약돌을 다듬듯

무수한 고통이 저를 다듬어 언젠가 주님 앞에

어여쁜 모습으로 설 수 있으리라는 소망을 품겠습니다.

주님, 어려움 앞에서 의연해질 수 있도록 제게 힘을 주십시오

 

             -글; 마리 아녜스 고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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