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성당 게시판

나는 머리가 아니라 가슴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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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종 [sjjbernardo] 쪽지 캡슐

2002-07-19 ㅣ No.1767

 

 

2002, 7, 19 연중 제15주간 금요일

 

마태오 12;1-8 (안식일에 밀이삭을 자르다)

 

그 무렵 예수께서는 안식일에 밀밭 사이를 걸어가셨다. 그런데 그분의 제자들이 굶주린 나머지 밀이삭을 뜯어먹기 시작했다. 그러자 바리사이들이 보고 예수께 "보시오. 당신 제자들이 안식일에 해서는 안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고 말했다. 그러자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다윗과 그의 일행이 굶주렸을 때에 다윗이 어떻게 했는지 당신들을 읽어 보지 못했습니까? 어떻게 그가 하느님의 집에 들어가서, 오직 제관들이 아니면 그도 그의 일행도 먹어서는 안되는 그 진설된 빵을 먹을 수 있었습니까? 혹은 안식일에 제관들이 성전에서 안식을(법)을 어겨도 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율법에서 읽어보지 못했습니까? 여러분에게 이르거니와, 성전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자비이지 제사가 아니다'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여러분이 알았더라면 무죄한 사람들을 불의하다고 단정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사실 인자는 안식일의 주인입니다."

 

 

 

단순한 사람이 聖人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단순함의 가치를 가장 잘 표현한 말입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단순함이란 단지 '생각이 없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여러 가지 잡다한 생각을 뛰어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나의 상황에 마주했을 때, 사람들은 대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마련입니다. 생각은 생각을 낳게 되고, 그러다 보니 이 생각들 때문에 그 상황이 지닌 본질적인 모습은 잊혀지고 마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이 때 필요한 것이 단순함입니다. 단순함은 그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하니 말입니다.

 

복잡함이 머리라면, 단순함은 가슴이자 마음입니다. 머리가 필요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마음이 앞서야 합니다.

 

배가 고파 안식일 규정을 어긴 사람이 있습니다. 머리는 이들을 단죄합니다. 그러나 마음은 이들을 받아들입니다. 복잡한 생각은 이들에 대해 이것저것 재보고 평가합니다. 단순한 마음은 이들의 배고픔을 이해합니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똑똑했습니다. 생각이 많았습니다. 이들은 복잡한 안식일 규정을 그 상황에 따라 정확하게 적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안식일에 밀 이삭을 잘라먹은 사람을 고발했습니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사고로는 이 모든 것은 정당한 것이고 정의였습니다. 여기에 분리와 배제의 원리가 있습니다.

 

예수님은 단순했습니다. 배고픈 이들의 배고픔에 함께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복잡한 안식일 규정을 적용할 필요가 없으셨습니다. 아니 안식일 규정을 적용하는 것이 오히려 잘못이라고 생각하셨습니다. 이것이 예수님의 사랑이었습니다. 정의를 담아내는 사랑 말입니다. 여기에 관용과 포용의 원리가 있습니다.

 

점점 복잡해지는 세상, 잘난 사람이 늘어가는 세상 안에 살아가면서 단순함을 생각합니다. 단순함으로써 다른 이들을 품에 안는 사랑의 삶을 생각합니다. 예수님처럼 살고 싶습니다. 세상을 거스르는 삶을 예수님과 함께 살고 싶습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 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가 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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