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오늘 하루 이렇게 보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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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칠 [mpark] 쪽지 캡슐

2002-06-07 ㅣ No.2817

오늘 중림동 약현 성당에서 중서울 지역 사제 성화의 날 행사가 열렸습니다.

1030분 참회 예절을 시작하면서 고해 성사 준비를 했습니다.

은퇴 신부님께 장시간에 걸쳐 성사를 보았습니다.

왠 죄가 그렇게 많냐구요?

할머니들 말씀마따나 사는 게 죄 아니겠습니까?

 

젊은 후배 신부를 사랑하시는 노 은퇴 신부님께서는

이 말씀, 저 말씀 들려주고 싶은 말씀이 참으로 많으셨던가 봅니다..

그래서 고해 성사 시간이 자연스레 길어졌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어떨 때는 훈계조로, 또 어떨 때는 부탁조로 말씀하셨습니다.

본당 신부로서의 직무에 너무 휘둘리지 말아라.

스스로의 삶을 거룩하게 하기 위한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교우들의 구원을 위해서 애써야겠지만

본인 스스로의 구원을 위해서도

거룩한 사제직을 살아가야 할 것이다......

 

구구절절이 옳은 말씀에 고개 숙이고 있었지요.

보속은 성모송 7!

 

점심 식사와 서소문 성지 순례,

(이곳에서 44명의 순교 성인들이 치명하셨습니다),

사제 생활이란 강의를 들은 후,

오후 230분부터 성체 강복이 이어졌습니다.

 

아담한 성당,

그곳은 제가 어릴 때 세례를 받았던 곳입니다.

첫영성체를 받아 모셨던 곳이고

어린 마음에 성소를 키워갔던 곳입니다.

그리고

떨리는 마음으로 첫 미사를 봉헌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오늘 사제성화의 날,

신앙의 추억 가득한 곳에서

제대 위의 성체를 가만히 바라보았습니다.

주님께서는 어떤 말씀을 들려주시려나?

 

나이 어린 소년은

어느 새 중년의 사제가 되었는데

주님께서는 예나 지금이나

걱정스레, 사랑스레 저를 바라보고 계신 듯 하였습니다.

칭찬도 비난도 없이......

 

시간을 거슬러

다시 사제직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면

지금보다 더 열심히, 더 잘 살 수 있을까요?

 

첫영성체 때 어떤 마음을 먹었는 지는 기억에 없습니다.

그러나 첫 미사 때의 첫 마음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습니까?

많은 반성과 새로운 다짐을 할 수 있었던 날입니다.

그래서 오늘 사제 성화의 날은 은총의 하루였습니다.

 

예수 성심 대축일.

주님의 거룩한 마음 한 조각 닮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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