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성모님께 드리는 사진말(성모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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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주 [pjohn] 쪽지 캡슐

2001-05-15 ㅣ No.3962

어머니께 드리는 기도

 

 

가지런히 가지런히 마음 추스리고

촛불들이 되어 어머니 앞에 왔습니다.

 

 

 

 

오늘 이 모습처럼

세상 속에서 하나의 촛불이고자 발버둥을 쳐 보았지만

역시 나약한 인간입니다.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의 몸둥아리를 가진 초들

그러나 똑같은 색의 빛을 뿜어내는 촛불들...

저희는 아직도 자신의 색깔을 고집하면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오늘 만큼은 같은 색의 빛을 냅니다.

어머니 바라보며 그러길 소망합니다.

 

 

 

 

어린이의 간절한 기도는 소망을 담고 있습니다.

"주님! 사이좋게 살도록 도와주세요."

 

 

이런 우릴 보시며 어머니는 엷은 미소 띠우십니다.

어머니 마음속에 가시관은 장미송이로 더욱 아름답습니다.

 

 

이심전심

그렇게 성모님의 밤은 깊어만 갔습니다.  

 

 

 

Magnificat(성모찬송)

 

 

2000년 전 팔레스틴의 어머니

마리아는

어쩌면 가난한 농부의 딸로 태어나

강원도 산비탈 경사진 땅

어리광 대신 호미질을 배워야 했던,

분 한번 제대로 바른 적 없는

그래, 비천한 여종이었는지도 모른다.

 

만삭의 몸으로 유다의 산골

즈가리야의 집을 찾아 휘휘 걷던 어머니는

쓰거운 쌍화탕 하나로도 몸살 감기 거뜬히 이기고

이웃집 김장 품앗이 마다 않던,

김장 속처럼 매운 노동맛을 일찌감치 깨우친

순박한 눈매, 그저 황소같은 내 어머니인지도 모른다.

 

춘천 봉의 여중, 가난으로 졸업하지는 못했어도

옳고 그름을 마음으로 배워 아는

사랑과 노여움을 신앙으로 배워 사는 어머니,

예수 성탄 전야의 기쁨도 잊고

떠나 보낼 아들 생각에 눈물짓던 어머니

새벽별과 함께 하고서야

Magnificat 노래하셨다.

 

어쩌면 오늘밤도

검게 변한 묵주알로 그 노래 부르실지 모른다.

 

                                                  김동희(모이세) 신부 저

 

 

순하고 아름답게 우리 삶, 신앙 살아가지요.

 

머털이 박 요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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