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동(구 미아3동)성당 게시판

함께 '살아가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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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원 [ordinary] 쪽지 캡슐

2000-01-22 ㅣ No.584

 

난 가끔 정신병자가 되고 싶다

 

 

 

우울증으로 밖에도 나가지못하는 환자는 어떨까?

 

아니면 정신적인 충격으로 세상을 거부하는 환자는 어떨까?

 

아니면 살기싫어 죽으려하는,세상이 싫은 환자는 어떨까?

 

 

 

난.. 그들이 부럽다

 

우울증으로 세상밖에 나갈수 없다면 얼마나 좋을까?

 

난 이세상을 보기싫다 너무 어둡고 또 두렵기때문에..

 

정신적인 충격으로 세상을 거부하면 얼마나 좋을까?

 

세상이 날 거부하기 전에...

 

살기싫어 죽으려고 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좋을까?

 

어차피 살아남아 좋을것도 없는 세상인데..

 

 

 

하지만 난 정신병자가 아니다

 

우울증 환자도 아니고

 

정신적인 충격도 받지 않았으며

 

죽고 싶지도 않다

 

 

 

그들이 부럽지만 난 아니다

 

 

 

더러운 세상에 물들어도

 

세상이 날 거부해도

 

살아 남아 좋을것도 없는 세상이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날 사랑해주는 많은 사람들이 있기에

 

 

오늘도 난... 살아있다.

 

 

 

 

여러 본당의 게시판을 둘러보다 너무나 '이기적'이고  '염세적인' 글을 읽었습니다.

 

"살아남아 좋을 것이 없는 세상"

 

  세상은 '살아 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 가는' 것이 아닌지요? 치열한 삶을 살지라도 그 삶은 단지 '남고' '떠남'이 아닌 각자의 시간을 아름답게 꾸며 가는 것이 아닐런지요?

   '아름다운 삶', '성공한 삶'이 무엇인가요? 그 기준 또한 어디서 나온 걸까요? 우리가 쉽게 말하는 '아름답고 성공한 삶'은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들이 만들어 가고 있는 삶이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답고 성공한 삶이란 생각을 합니다. 지금 바로 여기에서 살아가고 있는 삶은 '산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미추'의 여부를 따질 수 없는, 세상에서 가장 존귀하고,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각자의 주어진 시간이 아닐런지요?

 

 

    가끔 살아온 시간들을 떠올려보면 (얼마 살지는 않았지만요...) 힘들었던 기억들도 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들이 그땐 왜 그렇게 힘들게만 느껴졌는지...

   하느님께서는 각자가 이겨낼 수 있는 만큼의 삶의 무게를 주신다고 생각합니다.   각자가 지고 갈 수 있는 무게 만큼의 십자가...말씀드린 것처럼 세상이 끝날 것 같은 힘든 것들을 겪어도...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그것을 '추억'이란 한 단어로 다시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이 아닌지요?

 

 

  바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하루를 시작함에 있어서 많은 것들을 지나치며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하루의 시작은 시간의 흐름에 의해 자연히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무한히 사랑하시는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은총의 시간들이 아닐까 감히 생각해봅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그 주어진 시간들을 얼마나 충실히 보내고 있는지, 제 자신부터 반성합니다.

 

 

   퍼온 글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서 '희망'이 없는 삶은 없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렇게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사랑은 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다시금 푸른 희망을 꿈꿀 숨은 힘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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