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동성당 게시판

나의 어머니 문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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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bastiano] 쪽지 캡슐

1999-08-21 ㅣ No.1165

예수님께서는 나이 서른에 어머니 곁을 떠나 공생활을 시작하셨다죠.

그 걸음을 시작하실 때 마음은 어떠셨을까요.

사명감, 용기, 비장함이 가득하셨을까요.

 

저는 아직 실감이 나지 않아요.

그냥 여느 학기처럼 겨울에 다시 올 것만 같구요.

 

그런데 이 글을 쓰려니까 생각이 많아지네요.

지난 날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네요.

 

지금의 제가 있게 해준 문정동. 저의 보금자리.

소중한 친구들과 소중한 추억들을 저에게 선물해 준 이 곳, 저를 키워준 이 곳은 저의 어머니입니다.

그동안 얼마나 사랑받고 지낼 수 있었는지. 모든 분들이 얼마나 따뜻이 너그럽게 감싸주셨는지요.

 

이 곳은 언제까지나 저의 어머니요 저는 아들로서 남아 있기를 바랍니다.

새 임지에서 기쁠 때나 어려울 때나 이 곳은 저의 고향으로, 저의 든든한 빽으로 힘을 주실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 곳으로는 부임하지 않는 것이 더 좋겠습니다.

저는 언제까지나 문정동의 아들로 남고 싶기 때문입니다.

 

자식이 어머니의 품을 잊을 수 없듯이 이 곳을 잊지 못할 거고 잊지 않을 것입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청년 여러분!

많은 시간 함께하지 못했지만 여러분 사랑했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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