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성당 게시판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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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s-girl] 쪽지 캡슐

2000-08-28 ㅣ No.2463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선생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 이십니다.

 

 앤소니 드 멜로(1931~1987)는 인도 봄베이에서 태어난 예수회 신부입니다. 그는 평생토록 피정을 지도하고 영성 지도자 양성으로 현신하였으며 인도의 로나불라에 위치한 ’사다나 사목연구소’의 소장으로 지냈습니다. 그는 또한 카톨릭을 비롯하여 여러 종교의 영성들을 모은 짧은 지혜의 책을 저술하여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저술가로도 유명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끈 <종교박람회>라는 책 속에서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오고 있습니다.

 

 복음서 속의 대화

예수: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시몬 베드로: 선생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

예수: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정녕 복되구나. 너에게 그것을 알려주신 분은 사람이 아니라 하늘에 계신 아버지이시다.

 

 오늘날의 대화

예수: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그리스도인: 선생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

예수 : 훌륭하고 옳은 대답이다. 그러나 너는 불행하구나. 너는 그것을 사람에게 배웠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너희에게 가르쳐준 것은 아니구나.

 

 멜로 신부가 쓴 이 짤막한 단상은 생각하면 할수록 깊은 의미를 갖고있습니다.

 주님은 베드로에게 아무런 말씀도 하지 않으시고 불쑥 질문부터 던지십니다. 베드로는 당황하였습니다. 베드로에게는 그 대답으 가르쳐줄 친구도 사람도 없었던 것입니다. 아무도 알려주는 사람이 없으므로 베드로에게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정답을 가르쳐주신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 었을 것입니다.

 주님은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 똑같은 질문을 던지고 게십니다.

 "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그러나 우리들은 그리수도인은 이제 베드로처럼 망설일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들은 그 질문의 정답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수능시험을 치르는 수험생처럼 정답을 외우고 있기 때문에 서슴없이 다음과 같이 대답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선생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 이십니다."

 물론 우리들의 대답은 베드로의 고백처럼 반석과 같은 질리입니다. 그러나 대답은 같아도 그 내용은 하늘과 땅의 차이가 있습니다.

 베드로에게 그 답을 가르쳐준 분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 이시지만 우리에게 그 답을 가르쳐준 분은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은 시험에 나올 예상문제를 미리 예상하고 그 정답을 암기하는 그리스도 학원의 수강생에 지나지 않습니다. 또한 우리들은 그리스도 그룹의 면접시험에서 나올 질문들을 예상하고 모범적인 대답을 미리 준비해 놓고 있는 신입 신앙인에 지나지 않습니다.

 멜로 신부는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우리를 대신해서 미리 대답을 다 해주는 바람에 하늘에 게신 우리 아버지께서는 그것으 가르쳐 주실 겨를이 없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들 신앙의 위기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기보다는 우리를 대신해서 미리 대답을 주느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데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최인호....날카로운 첫키스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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