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2동성당 게시판

"100일기도를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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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숙 [koeunsuk47] 쪽지 캡슐

2002-08-20 ㅣ No.1945

주님.

까만옷을 입고

당신앞에 올수밖에 없었던것은

가신남편에 대한 예의. 애도라고

변명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안보였습니다.

꿀꺽꿀꺽 침을 삼켜

당신앞에 엎드리면 또 안개처럼

뿌여져 버립니다.

 

아직도 그 흔적이 남어서

죄인처럼 헤메이고 다닙니다.

이리저리 피하고 숨어도 당신앞이옵니다.

 

하루 이틀 삼일.....

머뭇 머뭇, 비틀거리는 넋을 안고 다가서면

십자가에 매달리신 당신은

아무말이 없습니다.

 

오직

나를 보아라, 네안에 너를 묻어두고

나를 보아라, 또 흐느끼느냐....

네.주님. 나도 모릅니다. 왜 이리흐르는지....

흐르다지쳐 고여있는 모습이, 죽은 모습이 아니둣

나 또한 잠시 머물러 있었음을

당신의 침묵앞에 고백합니다.

 

이제 파도처럼 굽이쳐 올 가속을

온몸으로 추스러 모아,

 

상처에 상처, 흔적이 내면을 투사하는 유리조각

파편들처럼, 흔들어 천망(天網)으로 걸러낸

산, 바위, 물은 멈춘것이 아니기에

깎이고, 닳아도, 당신의 어머님,본연의 모습인양

그 품안에 안기고 싶어,

비상의 날개를 접어 잠식하려는 상흔들을 놓아두고

당신안에서 다시 어린아이처럼

한걸음, 한걸음 생성하렵니다.

 

가깝지 않은 거리에도 불구하고 빈소를

몸소 찾아주신 신자분들께,

화려한 화환보다,

조촐하고 아담한 꽃바구니속에

당신들이 모여주신 따스한 온기와 향기,

땀이배인 성스러운 기도와 연도가

저를 더욱 목메이게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100 일 기도를 함께한 신자분들과 연령회, 레지오

바다의별,단장님을 비롯하여 단원자매님들께,

다시한번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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