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북한관련

이석기 사건을 ‘北 숙청’과 동일시하는 어느 親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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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규 [vegabond] 쪽지 캡슐

2013-12-17 ㅣ No.10089

노무현정부에서 장관까지 지낸 어느 친노(親盧) 인사가 반(反)이성과 몰(沒)상식의 극단적 전형이기를 자처하고 나섰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15일 노무현재단 송년행사의 토크콘서트 형식을 빌려 “(올해) 가장 두드러지게 기억나는 것은 북에서는 장성택 숙청·사형, 남쪽에서는 이석기 의원 관련된 내란음모 사건”이라면서 “그게 같은 사건” 운운했다. 그는 “지금 조선중앙통신 등이 장성택의 범죄행위와 관련해 여론몰이를 하는 것을 보면 사실적 근거 제시도 없다. 죄형법정주의라는 문명사회의 상식이 완전 무시되고 있다”고 부연하면서 대한민국의 사법부는 물론 한국 언론의 이석기 사건 보도 또한 각각 북한의 형식적 사법체계 및 관영 매체들과 다르지 않다고 직설 화법으로 매도했다.

한때나마 장관이었는다는 사실조차 믿고 싶지 않을 만큼 황당한 궤변의 망발(妄發)이 아닐 수 없다. 제정신이라면 평범한 시민일지라도 그러긴 어려울 것이다. 유 전 장관은 전 세계가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엄연한 사실조차 애써 부인하는 셈이다. 세계에 유례가 드문 인권유린을 자행하고 있는 유일 독재체제의 북한과 대한민국이 다르지 않다는 식이기 때문이다. 장성택은 지난 12일 특별군사재판에서 사형선고를 받은 즉시 처형됐다. 변호인도 항변할 시간도 없었다. 반면 RO 사건은 녹취록을 근거로 당국의 수사 결과 혐의가 확인돼 현재 1심 재판부에서 치열한 법정공방이 진행중이다. 앞으로 3심까지 모든 법적 권리가 보장돼 있다. 그런데도 이를 북한식 여론몰이라고 하는 것은 광기 외에 달리 배경을 이해하기 어렵다.

그가 국민이 선택한 박근혜 대통령을 3대 세습의 김정은과 동렬(同列)에 놓은 것이나, “선거로 안되면 민란으로 뚫어야 한다”고 한 또다른 친노 인사의 주장은 장성택 처형에 대해서는 한마디의 비판도 없으면서 ‘박근혜 공포정치’를 구호로 삼고 있는 통합진보당의 행태 그 연장선이다. 대한민국의 사법기관들과 언론은 물론 국민 앞에 유 전 장관은 사죄해야 마땅하다.

 

- 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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