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북한관련

저도 한마디-성염 교수의 글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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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윤 [syun90] 쪽지 캡슐

2000-04-19 ㅣ No.680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의식속에 은연중에 자리잡고 있는 생각이 있는것 같습니다. 다름 아니라 조금만

일이 복잡해지고 꼬인다 싶으면 "너나잘해" 또는 "각자 제할일이나 잘하자" 뭐 이런 생각들 입니다. 어차피

결론도 없고 결론이 어떻게 나든 현실이 크게 변하는것도 아닌거 같은데 계속 말씨름 해서 뭐 하겠는가

이럴시간과 정력이 있으면 정작 해야할 일이나 잘하자 하는...

때로는 미덕이 될수도 있습니다. 제 할일도 못하면서 남의일에 간섭하는 사람에게나 전혀 생산적이지 못한 탁상공론이 이어질 경우 유용하게 쓰일수 있는 말들 입니다. 하지만 이런 자세는 토론의 장에서는 자칫

토론의 주제와 목적을 흐리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을 많이 보게 됩니다.

 

제생각엔 일단 성현 교수님의 글에서 문제가 된 구절은 이런저런 배경 설명을 달것없이 잘못되었다 생각

됩니다. 저는 신학자도 아니고 공부를 많이 하지도 않았습니다만 문제가된 성현 교수님의 글에서 묘사된

예수님은 분명 제가 지금까지 알고 믿고있던 예수님의 모습이 아니며 그것이 한국 카톨릭 교회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 할지라도 저에게 일시적 이나마 혼란을 준 것이 사실이기에 그 글이 한국 가톨릭의 공식 입장으로

보이든 안보이든 결과가 미치는 영향이 적건 크건 관계없이 성교수님이 어떠한 생각으로 글을 쓰셨는지에 대해서는 설명이 있어야 할것으로 생각 됩니다. 현실로 돌아와서 저는 친구들과 예수님에 대해 이야기할때

또는 성당의 아이가 물어볼때 예수님은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는순간 구세주로서의 임무를 깨달은

것이라고 이야기 해도 되는건가요? 아니면 그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니 지금우리가 하고 있는 부활절 준비나

잘하자 라고 이야기 해야 하는 것인가요?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요 그것을 지적하는 것 또한 정당한 일이며 그 지적에 대해 시인하고 사과 하거나

자신의 입장과 다를 경우 반론을 펼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성교수님은 정확히 자신의 입장을 밝히셔야

합니다.

 

정창욱 님의 문제제기는 당연하다 생각됩니다. 아쉬운 점은 정창욱님의 문제 제기에 대해 본인은

여러 차례에 걸쳐 성염 교수님의 글에 나타난 교리상의 잘못과 그러한 글을 계제한 것에 대한 비판과

설명을 요청하는 내용임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정창욱님과 다른 분들사이에 대립하는 양상으로 흘러

가는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특히 송석진 님의 글을 대하고는 외국에 사는 신자의 한명으로서 서운한 생각이 드는게 사실이네요. 다행히 저는 잘사는 나라에 살고 있지는 않지만 (멕시코에 3년째 살고 있습니다) 편을 가르는 것이 싫어 토론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신다 하셨는데 스스로 편을 가르고 있는것 같아 슬퍼 집니다.

그리고 토론의 주제는 어디까지나 성교수님의 글에 나타난 교리상의 문제점인데 사목이나 잘하자 라는 결론은

좀 그렇군요. 천주교인은 자신의 교리만이 진리이다 라고 소리쳐 외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진리라는 확신은 가져야 하겠지요. 그럴려면 뭔가 헷갈릴때 따지기도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생각 됩니다.

저역시 편갈라 싸우고 싶은 생각은 절대 없습니다. 단지 토론의 글들을 보면서 제가 평소에 생각해오던

것을 함께 나누는것도 괜찮은 일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참 그리고 저희 멕시코 한인 성당에도 기다리고 기다리던 한국 신부님, 이용희 사도요한 신부님이 드디어 도착하셨습니다. 축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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