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님께 드리는 사랑의 편지

교회에서 여성의 지위

인쇄

윤수정 [franky] 쪽지 캡슐

1999-10-27 ㅣ No.679

추기경님 안녕하세요? 저는 윤수정 프란체스카라고 합니다.

건강하신지요? 얼마전 청년 성서모임 만남의 잔치때 뵈었는데

정말 좋았어요.

그리고 여기 들어와서

추기경님이 한사람 한사람에게 답장을 써 주신 것을 보고

정말 놀랐고 또 감동했습니다.

정말 추기경님의 숨결이 느껴질 만큼 가깝게 생각됩니다.

추기경님 제가 여기 이렇게 감히 글을 올리게 된 것은요,

제가 오랫동안 저의 생활의 중심으로 삼아왔던 교회가 안고 있는

모순에 대해 화가 나서예요.

교회 안에서 여성의 지위가 왜이렇게 무시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사소한 것에서부터 큰 일 까지 많은 부분에서 여성은 제외되고 있더군요.

기도문이 남성 위주로 바뀐 것이나

여자만 미사보를 쓰는 것이나

여성은 사제가 될 수 없는 것이나

미사 중에 성서 구절에서 여성사제에 대한 내용만

삭제된다거나..

우리 나라가 유교 문화에 아직도 사로잡혀 있어

거의 모든 단체가 남성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것은 사실이지만

보편적인 사랑과 평등을 강조하는 교회 안에서

이런 모순들이

그것도 신의 말씀처럼 못박혀 있어

아무도 감히 말할 수 없게 되어있는 것은 정말 부조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교회 안에서 저도 모르게 여자이기 때문에 죄를 지은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제한테 피해의식이 있는 걸까요?

여성운동이 제일 통하지 않는 곳이 교회인 것 같습니다.

안타까울 때가 많아요...

저는 요즘 매일 기도합니다.

어머니 하느님께요.

여성들도 이 사회에서,

그리고 가장 평등하고 자유로워야 할 교회 안에서

제 자리를 찾을 수 있기를요.

물론 이 세상 일이 전부는 아니지만

우리가 엄연히 현실에 발 붙이고 있는 이상

고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회 안의 이런 모순들이 빨리 사라지길 바랍니다.

추기경님. 제가 너무 버릇이 없는 것일까요?

사실 이런 이야기들을 함부로 꺼내기가 무서울 때도 있어요.

그렇지만 생각해 보니,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없는 곳이라면

정말로 자유와 평등이 발 붙일 수 없는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추기경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68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