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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베네딕토 16세 즉위 경축 미사 주교회의 의장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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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5-05-07 ㅣ No.39

교황 즉위 경축 미사 강론


- 2005년 4월 25일 18시, 서울대교구 명동주교좌성당 -



드디어 우리는 새 교황님을 모시게 되었습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 후임으로 베네딕토 16세 교황님을 얻게 되었습니다.

함께 하시는 교황대사님, 각 교회의 대표들, 각국의 외교 사절들, 정부의 대표, 내외 귀빈 여러분! 새 교황님 취임 경축 미사에 참석하시어 함께 축하해 주시고 기도해 주시는 여러분께 진심으로 환영하며 감사드립니다.

새 교황님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당신의 뜻을 충실히 따르며 양떼를 하느님께 인도하고 세상에 평화와 사랑을 전할 교황님을 위하여, 또 교황님과 함께 기도하기 위하여 성당에 찾아오신 성직자, 수도자, 교우 여러분, …

라디오나 텔레비전 시청을 통하여 함께 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한국 주교들을 대신하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교황이 누구입니까?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교회헌장 제3장’에서 다음과 같이 분명히 선언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복된 베드로를 다른 사도들 앞에 세우시고 베드로 안에 신앙의 일치와 영속적이고 가시적인 근원과 토대를 마련하셨습니다. 교황의 거룩한 수위권의 설정, 영속성, 권한과 성격 그리고 교황의 그르칠 수 없는 교도권에 관한 교리를 거룩한 공의회는 모든 신자가 굳게 믿어야 할 것으로 거듭 제시하는 바입니다”(18항).

교황직은 인류 구원을 위하여 예수님께서 은총의 표지로 세워주신 교회의 가견적 특성입니다. 따라서 교황의 권위나 그 권한 행사는 어떤 정치적 해석이나 사회정책의 구조로 설명하려 하면 무리가 됩니다. 교황직은 사목적 봉사직이므로 그를 보수다 혁신이다 하고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교회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기초이며 원리에서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님은 그 직책을 수락하시고 환호하는 군중에게 당신은 ‘주님의 포도밭의 미천한 종’이라고 자임하시며, 우리 모두의 기도와 신뢰에 의지하며 충실히 임무를 수행하실 것이라고 다짐하셨습니다. 추기경단과 감사미사를 집전하시고 이어서 강론하시면서 교황청은 법을 만들고 집행하며 교회를 관리 운영이나 하는 기구가 아니고, 하느님의 백성이 친교와 화합으로 하나 되게 하는 봉사와 다양성 안에 일치를 이루어 조화가 가능하게 하는 예술적 기능을 발휘할 것을 강조하셨습니다. 그리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기본 정신에 따라 교회의 쇄신과 개혁을 계속할 것을 확약하셨습니다. 그분의 많은 저서와 가르침은 세상이 이미 많이 알고 있으며, 항간에는 보수성이 강하다 초 보수적이다 하는 평이 없지 않으나 그분의 지혜와 현명하심은 그 임무 수행에 있어 중용을 지키실  것이 분명하므로, 보수성향이나 개혁성향으로 편가르지 않고 좌우를 잘 아우르면서 교회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이바지하실 것이라 확신합니다.

현 교황님께서 뮌헨 대주교로 부임하시면서 목자의 임무를 천명하실 때, ‘주교는 자기 생각이나 자기 말을 내세우는 사람이 아니고 구원의 진리를 대변하고 하느님의 뜻을 추구하며, 하느님의 계시 진리를 수호하는 사람’으로 자임하셨습니다. 교황님으로서도 같은 심정으로 겸허하게 봉사하시리라 믿습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 사도의 굳은 신앙 위에 교회를 세우셨고 그의 후계자들에게도 늘 함께 하실 것을 약속하셨습니다. 이 예수님께서 이제 성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로 선택하신 베네딕토 16세 교황에게도 당신의 성령을 주시어, 교회 안에 다양한 의견들이 화합과 일치를 향해 성장하고 발전하도록 굳게 지켜주실 것입니다. 그분은 어느 누구도 배제하지 않으며 “필요한 일에는 일치가, 불확실한 일에는 자유가, 모든 일에는 사랑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기억하고 계실 것입니다(사목헌장, 92항 참조). “하느님께서는 우리 안에 힘차게 활동하시면서 우리가 바라거나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풍부하게 베풀어주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에페 3,20).

새 교황님의 부탁대로 그분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기도합시다.

“모든 믿는 이의 목자요 임금이신 하느님, 친히 주님의 일꾼 베네딕토를 거룩한 교회의 목자로 세우셨으니, 인자로이 굽어보시어 베네딕토 16세가 말과 모범으로 신자들을 보살피고 세상 구원을 위하여 성실히 봉사하다가 맡은 양 무리와 함께 영원한 생명에 이르게 하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최 창 무 대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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