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 화

2013년 6월 세나뚜스 지도신부님 훈화

인쇄

세나뚜스 [senatushp] 쪽지 캡슐

2013-07-09 ㅣ No.190

교황주일을 맞이하여

손희송 베네딕토 지도신부님

 

안녕 하셨습니까?

지난주에 1박 2일의 평의원 연수가 있었기 때문에 1주일 만에 다시 뵙게 되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오늘은 교황주일입니다. 잠시 교황직에 대해서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십인십색이라는 말이 있듯이 여러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는 사람들 사이의 일치가 쉽지 않듯이 교회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한분이신 하느님을 믿고 예수님을 따른다고 하며 성령 안에 모였습니다만 각자 생각들이 다르기 때문에 일치하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것은 예수님께서 직접 고르신 12 사도들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당시의 세리는 일제시대에 친일파와 같았고, 열혈당원은 독립군과 같았습니다. 이들은 도저히 같은 자리에서 함께 어울리기 어려웠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런 사람들까지도 제자단에 집어 넣으셨습니다. 세상에서는 극과 극의 사람들이지만 하느님 안에서는 한 형제가 될 수 있도록 모으셨습니다. 이렇듯 예수님이 공동체를 이루시는 방법은 세상과는 다릅니다. 우리는 서로 비슷한 사람들끼리만 모이는 것 같습니다. 생활수준이나 교육수준, 취미가 같은 사람들끼리만 모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배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모아서 하느님 안에 하나로 모으시길 원하십니다.

 그런데 오늘 종합보고에서도 나왔지만 우리는 비슷한 사람들끼리만 편하게 모이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것은 예수님이 원하시는 방법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다양한 사람을 일치시키고 한데 모으는 것이 예수님의 뜻이고 예수님이 원하시는 공동체였는데 그것이 어렵다는 것을 예수님도 잘 알고 계셨습니다. 요한복음 17장을 보면 예수님께서 제자들이 하나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십니다. 유언처럼 하나가 되기를 기도하셨고 하나가 되기를 그들에게 당부하셨습니다. 구체적으로는 12 사도 중에 으뜸인 베드로를 그 중심으로 임명하셨습니다. 으뜸이라는 것은 예수님께 대한 신앙에 바탕을 둔 으뜸입니다. 마태오 복음 16장에서 예수님께서 베드로 사도에게 “너는 베드로이다.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겠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말씀 전에 베드로는 예수님께 대한 고백을 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메시아이심을 고백한 뒤에 그것을 바탕으로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수위권을 주십니다.

베드로의 후계자이신 교황님은 교회를 하나로 묶는 사명이 주어졌는데, 교황님의 뜻이 아니라 예수님에 대한 신앙을 기초로 해서 하나로 묶는 것입니다.

 세상은 다수결을 받아들입니다. 그것이 맞건 틀리건 많은 사람들이 원하면 그것을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교회는 다수결을 존중하지만 어디까지나 예수님의 가르침인 복음정신에 맞을 때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이지 그렇지 않으면 결코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 사도를 중심으로 교회가 하나가 되기를 바라셨고, 역사적으로 보면 교회가 커지면서 위기도 많았지만 로마의 주교인 교황님을 중심으로 하나가 되는 방향으로 움직여 왔습니다.

 가톨릭교회는 교황직이라는 제도가 있기 때문에 그나마 분열을 덜 한 것 같습니다. 1517년 루터가 가톨릭교회를 비판하고 가톨릭에서 갈라졌는데 루터는 성경 하나면 다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의 진행상황을 보면 성경에 대한 해석 때문에 계속해서 파가 갈라지게 되는데, 중심을 갖고 잡아줄 제도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루터는 교황직 자체를 배척했습니다. 그러나 가톨릭교회는 교황직이라는 제도가 있기 때문에 전세계의 다양한 사람들이 교황을 중심으로 일치를 이룰 수 있습니다.

 현대의 교회를 보면 제2차 바티칸 공의회나 그 이후에도 교황님께 순종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근래에는 다른 것 같습니다. 세상을 중심으로 교회를 재단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외국 교회를 보면, 이혼을 허락해야 한다, 동성 결혼을 허락해야 한다, 여성을 사제로 서품해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사람들이 원하고 모두가 원하는데 세상이 변하고 있는데 교회만 뒤떨어진다고 비판을 합니다. 그런데도 교황님이 그런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그것이 예수님의 뜻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시기 때문입니다. 동성 결혼은 세상 끝까지 교회가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성경에 의하면 결혼이라는 것은 남녀의 결합이지 남남이나 여여의 결합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교황직을 수행하기가 예전보다 어려워졌기 때문에 그만큼 신자들의 기도가 더 많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를 보면 소위 진보적이라는 사람들이 다수결의 원칙이나 국제사회의 흐름에 따라 여성을 사제로 서품할 때가 됐다, 동성 결혼도 재고해보야 할 때가 됐다라고 이야기 하는데 우리가 거기에 휩쓸려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전임 교황님께서는 교리문제에 대해서는 엄격했기 때문에 그 만큼 더 세상으로부터 반대도 많이 받으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교황이 되실 분은 그 직을 수행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신자들의 기도가 더 필요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마 성모님께서도 파티마나 루르드에서 발현하셨을 때 교황님을 위해서 기도해 달라는 메시지를 남기신 것이 그런 것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교황주일을 맞이해서 교황님께서는 예수님의 복음에 근거해서 교회의 일치를 이루고 교회를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책무를 지니신 분이라는 것, 세상에 대해서는 세상이 저항을 하더라도 복음을 분명히 선포해야 하는 어려운 책무를 지니신 분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그분을 위한 기도를 많이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성모님께서 발현하시어 교황님을 위해서 기도하라고 하셨기 때문에 레지오 단원들은 다른 사람들 보다 더 많이 기도 중에 교황님을 기억해야 합니다.

 교황주일을 맞이하여 다시 한번 교황직의 책무에 대해서 그것이 얼마나 무거운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그분을 위해서 더 많은 기도를 해야 하겠다는 다짐을 하면 좋겠습니다.



386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