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북한관련

토론은 분열이 아닙니다

인쇄

이승주 [petit] 쪽지 캡슐

1998-12-04 ㅣ No.36

토론이란 여러사람이 각자의 생각을 나누면서 자기 사고를 넓히고 사회적 사고의 틀을 발전시켜나가는 생산적인 작업입니다.

 

그런데 우리 역사와 사회에는 토론이란 것이 없고 편들기만 있기 때문에 누가 무슨 의견을 이야기하면 금새 '두둔한다' 혹은 '비판한다'고 양분을 합니다. 너는 누구 편, 너는 누구 계열, 너는 누구 노선, 너는 누구파......

 

이렇게 토론을 편들기와 혼동하고 두려워하는 현상은 입만 벙긋하면 빨간색 아니면 파란색으로 구분되었던 레드컴플렉스의 잔재가 아닌가 생각도 해봅니다. 그래서 일단 반대하기로 마음먹으면 조선일보처럼 무슨 일이 있어도 억지를 부리며 물고 늘어지고 일단 찬성하기로 마음 먹으면 비리고 뭐고 다 감싸주고 덮어주는 유치한 편들기만 우리에게 남았는지 모릅니다.

 

교회 안에도 그런 컴플렉스가 있나요? 토론이 하느님의 뜻에 어긋나는 것입니까? 눈을 닫고 귀를 가리고 좋게 좋게 넘어가면서 정해진 답만을 이구동성으로 이야기 하는 것이 일치입니까?

 

어쩌면 굿뉴스 안에는 10년 20년이 가도 제대로 된 토론실이 도저히 열릴 수 없는 환경이 이미 자리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러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저의 소망이고, 교회 안에 발전적이고 복음적인 토론 문화가 자리잡아서 피조물을 통해 말씀하시고 일하시는 하느님의 뜻을 모두가 더욱 깊이 깨닫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럴 때 비로소 성사를 통한 하느님의 계시가 더욱 분명하게 빛을 발하리라 믿습니다.

 

'명동 사건'에 대한 광범위한 두가지의 입장은 (게다가 대부분의 발언은 양쪽의 입장을 모두 이해하면서 조심스럽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였습니다.) 결코 분열이 아니며 오히려 일치를 향해 나아가는 힘찬 발걸음입니다. 그런 토론과 의견 개진 속에서, 우리는 제창의 단조로움이 아니라 합창의 아름다운 화음으로 그리스도 교향곡을 완성해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래 심승룡님의 글, '의아했다' 라든가, '아니나 다를까' 라든가.. 무슨 뜻인지 모르겠습니다.)



112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