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성당 게시판

떠나고 싶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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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란 [omsal] 쪽지 캡슐

2000-04-03 ㅣ No.638

떠나고 싶은 마음..

 

첫마음은 이것이다.

싶다.

둘째마음은 어.. 이게 맞나?

셋째마음은 아닌가봐?

그리고 그리고

떠나야 겠다.

 

7년전엔 그저 집을 떠나고 싶었다.

떠나야 한다고

떠나야 무엇을 찾을 수 있다고

떠나면 무엇이 있을 거라고

떠나면 변화를 볼 수 있을 거라고

떠나면 그곳에 희망이 있을 거라고

 

7년이 지난 후 그저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떠나보았더니 아무것도 없더라.

떠나보았더니 이곳도 저곳도 똑같더라.

떠나보았더니 변하는 것을 따라가기가 겁이 나더라.

떠나보았더니 따스함이 그립더라.

떠나보았더니 다시 제자리로 가고 싶더라.

떠나보았더니 희망은 저곳이 아니라 내 안에 있더라.

 

지금은 내 안에 숨어 있는 희망을

찾기 위해 아둥바둥하고 있다.

그리곤 이건 아니다..

하는 생각에 가만히 서 있다.

가만히 서서 지나가는 것들을 유심히 듣고 있다.

그랬더니 내 안에 있는 나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더라.

 

떠나지도 못했고

돌아가지고 못했고

변하지도 못했고

찾지도 못했고

그냥 그 자리에 있더라.

남들은 변했다 하지만

내 안에 있는 나는 그 옛날 그대로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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