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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교회교리서68: 인류 공동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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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11-04 ㅣ No.344

[가톨릭교회교리서 공부합시다] (68) 인류 공동체 (1)

공동체, 인간을 행복을 지켜주는 울타리

 

이번호부터는 3~4회에 걸쳐 인류 공동체(1877~1948항)에 대해 알아봅니다. 인간이 하느님께 받은 소명과 사명은 개인적이지만 또한 공동체적 성격을 지닙니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이번호에는 인간 소명의 공동체적 특징과 보조성의 원리에 대해 살펴봅니다(1877~1885항).


인간 소명의 공동체적 특징

모든 사람은 예외 없이 하느님을 향하도록 부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느님을 향한 삶은 이웃을 향한 삶과 긴밀히 결부돼 있습니다. 이웃에 대한 사랑은 하느님께 대한 사랑과 분리할 수 없습니다.

인간은 사회 생활을 필요로 합니다. 사회 생활은 인간 생활에 추가되는 어떤 것이 아니라 인간 본성의 요구에 따른 것입니다. 그래서 인간이 자기 재능을 키우고 자신의 소명에 응답하게 되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의 거래, 상호 의무의 이행, 형제적 대화 등을 통해서입니다.

여기서 사회란 무엇인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회는 사람들의 총합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사람들이 모인 것이 아닙니다. 인간 사회에서 개개인은 서로 연결돼 있습니다. 이것은 개개인을 초월하는 사회 원리가 사회 안에서 개개인을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사회는 가시적인 집합체일 뿐 아니라 영적인 집합체이기도 합니다.

이 사회는 시간 안에서 존속합니다. 사회는 과거를 이어받으며 미래를 준비합니다. 인간은 사회를 통해 ‘상속자’가 되고 재능들을 받게 됩니다. 이 재능들을 통해 인간은 자신의 정체성을 풍요롭게 해야 할 뿐 아니라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 헌신해야 합니다.

인간 사회는 다양한 공동체로 이뤄져 있습니다. 각 공동체는 그 고유한 목적이 있으며 그에 따른 고유한 규칙이 있습니다. 하지만 잊어서는 안 될 것이 있습니다. “모든 사회 제도의 근본도, 주체도, 목적도 인간이며 또 인간이어야 한다”(1881항)는 점입니다.

다양한 공동체 중에 인간에게 필수적인 공동체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공동체도 있습니다. 가정이나 국가가 인간의 본성에 더 직접적으로 부합하고 그래서 인간에게 필수적이라고 한다면, 동호인 단체나 친목 단체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사회 생활에 참여하도록 도우려면 국가 안에서 혹은 세계적인 차원에서 경제ㆍ사회ㆍ문화ㆍ오락ㆍ 체육ㆍ직업 ㆍ정치 등의 목적으로 세워지는 협의체와 기구들을 장려해야”(1882항) 합니다. 이런 사회화는 인간의 장점들을 발전시킵니다. 특히 자발성과 책임감을 높여주고 인권을 지키도록 도와줍니다.


보조성의 원리

하지만 사회화에는 위험이 따릅니다. 예를 들어 국가의 강제 개입은 개인의 자유와 자발성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교회가 가르치는 중요한 원리가 있습니다. 보조성의 원리입니다. 이 원리에 따르면 “상위층의 사회는 하위층 사회의 내적 사안에 간섭하여 그 고유의 임무를 제거하면 안 되고 오히려 반대로 필요할 경우에는 공동선을 목표로 그 행동이 하위층 사회의 행동과 조화되도록 지원하고 도와 주어야”(1883항) 합니다. 가정을 예로 들면, 가정에서 자녀가 할 수 있고 또 해야 하는 일을 부모가 나서서 강제로 또는 대신 해줘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자녀의 자발성과 창의성을 존중하면서 자녀들이 잘 해나갈 수 있도록 보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권능 행사를 당신 혼자서만 차지하기를 바라지 않으십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피조물에게 각자 그 본성의 능력에 따라 행사할 수 있는 기능을 맡기십니다. 보조성의 원리는 바로 이로부터 나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인간 공동체를 다스리는 사람들은 인간의 자유를 철저하게 존중하시는 하느님의 통치 방식을 본받아야”(1884항) 합니다. 다스리는 사람들은 하느님 섭리의 봉사자로서 처신해야 합니다.

이 보조성의 원리는 전체주의와 대립됩니다. 보조성의 원리는 국가 혹은 더 상위 사회가 개인이나 더 하위 단체의 자발성과 책임 의식을 억누르지 않고 오히려 존중하도록 해줍니다. 이 보조성의 원리는 “개인과 사회의 조화로운 관계를 겨냥하며, 참다운 국제 질서의 건설을 지향”(1885항) 합니다.

[평화신문, 2014년 11월 2일,
정리=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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