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 화

2013년 5월 세나뚜스 지도신부님 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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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나뚜스 [senatushp] 쪽지 캡슐

2013-06-11 ㅣ No.189

삼위일체 대축일과 청소년 주일 

손희송 베네딕토 지도 신부님

 오월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오월에는 행사가 많고 명동에도 본당의 날 행사가 있습니다. 행사 때문에 많이 못 오신 것 같습니다. 오월에는 어린이 날, 어버이 날 등 행사도 많아 돈이 많이 들 것 같습니다. 어버이 대접은 받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오월은 청소년의 달이라고 하고 신록의 계절이라고도 합니다. 전례적으로 오월의 마지막 주일은 삼위일체 대축일이며 청소년 주일입니다.

 교회에서도 청소년들을 중요시 생각합니다. 우리의 다음 세대로 우리의 신앙을 이어갈 사람들이 청소년들입니다. 제가 본당 생활을 많이 하지는 않았습니다만, 본당에서 청년들에 대한 의식이 바뀌어야 할 것 같습니다. 청년들이 본당에서 주일학교 교사와 청년활동을 하는데 본당에 행사가 있으면 그 사람들을 일군으로 생각하고 일만 시킨다고 합니다. 그러니 이들이 성당에 오지 않습니다. 자기 일도 바쁜데 본당에 일만 있으면 자기들을 시킨다고 합니다. 그래서 특별히 본당의 사목 위원들이나 레지오 간부들께서 청소년들에게 우선 신앙의 기쁨과 즐거움을 맛볼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합니다. 일군으로만 생각한다면 그들을 놓치는 것이 됩니다. 다행히 보좌신부님들을 중심으로 청소년들에게 일을 시키지 못하게 하고 성경공부나 교리공부로 신앙의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것은 사목자 한 사람만의 생각으로는 안 되고 본당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의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필요하면 그들에게 일을 시킬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성당이 그들에게 신앙을 배울 수 있는 장이 되도록 배려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수님도 우리와 똑같은 인성을 지니셨다는 것을 생각하면 보통 사람들처럼 어머니를 통해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들로서 신성을 지녔기 때문에 우리와 전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우리와 똑같은 인성을 지니신 분이라고 생각한다면 보통사람들처럼 부모를 통해서 심오한 것을 배우셨고, 그러한 사실을 우리는 받아들이고 인정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과 성모님은 닮은 점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 하느님께 철저히 순종하셨다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성모님께서 천사 가브리엘의 전갈을 받고 의아해 하셨지만, 묻고 대답하는 가운데 응답을 하게 됩니다. 말씀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믿음의 순명으로 응답하셨는데 그분이 가장 중요시 한 것은 하느님 아버지의 뜻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수난을 앞두고 당신의 뜻보다는 하느님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길 기도하셨고 실제로 그 길을 가셨습니다. 예수님이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따를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의 영향도 적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성모님을 사령관으로 모시는 레지오 단원이라고 하면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알게 해주고, 그것을 실천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요즈음 인성교육이 문제라고 많은 걱정과 우려를 하는데, 인성교육에 가장 좋은 것이 신앙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 신자들부터 신앙교육에 대한 확신이 없습니다. 대학입시 때가 되면 성당보다는 학원에 보내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생각할 만큼 신자들의 신앙의식이 약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레지오 단원들부터 확고한 신앙의식을 갖고 자녀들에게 신앙교육이 우선되도록 지혜롭게 이끌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될 때 우리나라의 인성교육이 황폐하고 무너지는 상황 속에서도 신자들을 통해서 인성 교육과 신앙교육이 살아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해봅니다.

 이번 주일이 삼위일체 대축일인데 삼위일체하면 어렵다는 생각부터 듭니다. 한분이신 하느님이 성부, 성자, 성령의 세 위격 안에 계신다는 것을 우리의 머리로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어떻게 한분이신 하느님께서 세 위격, 그러면서 한분이시라고 하는 지 머리로는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신비라고 생각합니다. 그 신비는 책상 위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구약과 신약의 역사를 통해서 교회가 서서히 깨달은 것이기 때문에 믿음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하나가 셋이 되고 셋이 하나가 되는지 이해하려 하는 것보다는, 삼위일체 교리는 본받으려고 애쓰면서 우리의 삶으로 실천하려는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고 어떤 분이 말씀하신 것에 저도 동의합니다.

 삼위일체의 성부께서는 성자를 아끼시듯 성자를 사랑하셔서 당신의 모든 것을 성자께 아낌없이 주시고, 성자께서는 당신을 완전히 비워서 성부의 주심을 받고, 성부와 성자께서 정말 사랑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분이 성령이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영성생활은 성부, 성자, 성령을 닮아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성모님이 바로 그런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성부의 뜻에 철저히 순종하셔서 “예” 라고 응답하셨는데 이것은 성령께서 그분과 함께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가브리엘 천사의 말대로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면 불가능한 것은 없기 때문입니다. 성모님께서 아버지의 뜻에 순종하시고 성령의 도움으로 성자를 이 세상에 낳아주셨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성모님께서 삼위일체의 신비를 다 아신 분이시고, 그렇다면 성모님의 군대인 레지오 단원들은 삼위일체의 신비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먼저 생각하고 그 뜻을 실천할 수 있도록 성령께 도움을 청하고 믿는다면 우리가 세상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증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말과 생각을 통해서 성자를 세상에 증거할 수 있고, 성모님이 그러셨던 것처럼 세상에 성자를 낳아 드릴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레지오 단원들이 성모님을 본받아 자녀들을 위해서 성모님이 그러셨던 것처럼 하느님 아버지의 뜻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깨우칠 수 있도록 인도해주시고 삼위일체 신비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과 함께 살아간다면 우리를 통해서 교회가 새롭게 되고 또한 레지오도 튼튼하게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봅니다.

 청소년 주일과 삼위일체 대축일을 맞이해서 성모님과 함께 묵상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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