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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수 [aijang] 쪽지 캡슐

1999-08-12 ㅣ No.1027

†찬미예수님

 

안녕하세요 중·고등부에 장윤수 대건안드레아입니다.

중고등부 교사회라고 써야겠군요 이제는...

우리 학생들이 너무 많이 가입해서...^^;

밑에 설호형 글읽고 생각이 나서 씁니다.

 

저번주 토요일날 새신부님을 따라서 씨랜드 화재 사건

합동 영결식에 다녀 왔습니다.

제가 장례식이나 상가에 많이 다니진 않았지만

올해초 친구 할머님이 돌아가셔서 상가 갔던거랑

저번주에 설호형 아버님 돌아가셔서 갔던거 밖엔 없었습니다.

친구 할머님 돌아 가셨을 때 조금 충격이었지만 연세도 드시고

아프시다가 돌아가셔서 많이 슬프지는 않았습니다.

친구도 많이 슬퍼하지 않았구요 속으론 엄청 슬펐을겁니다.

원래 맘이 약한놈이라서. 영안실에서  할머님 관 들고 나왔을

때는 정말 초상집 같았습니다. 솔직히 그전까지는 그런것 같지

않았거든요. 그러고 화장하고 돌아왔습니다.

 

설호형 아버님 돌아가셨을 때는 솔직히 한번도 뵌적도 없고 해서

슬프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위로도 잘 할줄 몰라서 설호형한테도

위로 한마디 않하고 왔구요.

 

그런데 영결식때는 정말 가슴이 미어지더군요.

영결식은 일반 장례식과 같이 치뤄지고 그중에 세 종교가 종교적의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기독교, 불교, 천주교 이렇게 했는데. 신부님을 도와

드리려고 함께 가게되었습니다.

사실 그날 저는 영결식이 있다는 것도 몰랐거든요.

TV도 안보고 신문도 안보기 때문에.

어떤 꼬마가 나와서 동생한테 쓴 편지를 읽을때 사람들이 모두 울었습니다.

사고 다음 날 TV에 나와서 자식들을 찾는 부모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그 화재 사고 때문에 뭐가 잘못되고 누가 잘못하고 이제는 어찌해야하며

하는 말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저도 비판적인 사람이라 누구누구

욕도하며 우리 캠프 걱정하며 지냈습니다.

하지만 그날은 그런 것 들이 부질없단 생각도 들고 너무 나만 생각하고

내가 속한 것만 생각한 것 같아서 한없이 죄스러웠습니다.

영결식이 끝난후 장지로 떠날 차들을 신부님과 둘러 보았습니다.

우리 본당과 관련이 있거나 성당 다니는 꼬마들이 4명 있었습니다.

그 차들을 둘러 보는데 어느 차인가는 사람이 너무 없었습니다.

다른 차는 사람이 굉장히 많았거든요.

너무 아쉽다고 해야하나? 서운하다고 해야하나?

슬퍼졌습니다. 저라도 따라가고 싶었습니다.

정말로 제가 조금 이라도 안면이 있다면 그냥 따라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용기가 없었던 탓인지 제 생활을 생각한 탓인지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화장터를 갔다가 동해로 간다고 했거든요.

그래서 못따라 갔지만 그래도 너무 아쉬웠습니다.

어느 외국 잡지에선가 우리나라 국민의 기억력은 3개월이라고 했습니다.

성수대교, 삼풍백화점등 커다란 인재 또는 수해 등 자연재해등도

3개월이 지나면 싹 잊어버리고 너무 평범하게 생활하고 또 다시

그런 사고들이 난다고 그런 글이 실린걸 읽은 적이있습니다.

화재사고가 난지 벌써 한달이 넘고 두달이 되갑니다.

이제는 정말로 잊지말아야 할 것 입니다.

 

늘 행복하세요.. 제 끝 인사 입니다만 오늘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PS. 혹 다음에라도 이런 사고가 있게되거나 꼭 사고가 아니더라도

    영결식에 우리 천주교 신자들이 많이 갔으면 좋겠습니다.

    신자들이 많이 없어서 좀 서운 했습니다. 청년들과 갔으면

    좋았겠지만 청년 캠프중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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