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님께 드리는 사랑의 편지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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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추기경 [cardinal] 쪽지 캡슐

1999-10-23 ㅣ No.654

안충신 베드로에게

 

편지 기쁘게 읽었습니다.

직장인의 바쁜생활에도 불구하고 창세기 연수를 받고 그렇게 크게 하느님 말씀속에 사는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니 정말 반갑습니다.

또 다른 이들도 그 주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성서 공부를 하게끔 기도까지 바치니 더욱 아름답습니다.  많은 이들이 베드로가 체험한 이 주님 사랑의 기쁨을 맛보게 되기를 나도 함께 기도드립니다. 안녕...

                                              추기경 할아버지

 

 

 

 

이지연에게

 

긴 편지 잘 읽었다.

그런데 너와 주님과의 관계는 특별한 모양이구나.

주님이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시면 그 주님으로 부터 도망치고 싶은 충동마저 느낄까? 그러나 결국 외롭고 슬픈 얼굴로 기다리시는 그 주님때문에 다시 돌아선다니 참으로 너와 주님의 사이는 깊고도 짙은 사랑의 사이이구나.

그러면서 매일 원수질 짓만 한다니 그건 또 무슨 소리냐?  너같은 사랑어린 마음은 누구랑 진짜로 원수질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는 약한 인간이니까 알수가 없지 늘 하느님께 우리의 약함을 도와주시라고 기도할 수 밖에 없다. 또 사고로 입원한 신학생이 건강을 회복해 간다니 반가운 소식이요, 하느님께 감사. 지연아,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모으면 신학공부를 하고 싶다고?

그러고 보면 지연이는 대학을 이미 졸업한 학사님인가?

아뭏든 지연이는 하느님께 대한 갈증을 많이 느끼는 사람인것 같다.

하느님께서 그 갈증을 당신의 사랑으로 풀어 주시고 지연이의 영혼을 당신의 생명의 물로 가득히 채워주시어 지연이로 하여금 다른 많은 사람들의 영혼의 갈증을 풀어 주는 일꾼되게 하소서 이렇게 기도한다.  지연이 회이팅!

 

                                                   할아버지

 

 

 

 

 

김은희 안젤라에게

 

보내준 편지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성심교정에 야간부 사회복지과를 없앤다????

안젤라의 생각은 내 마음을 어둡게 하는군 그리고 무언가 오해도 있는것 같고.

첫째, 이부대가 생긴 이유가 재정을 늘리기 위한 수단이었다든지 또 다솔관을 짓기 위해 동원된 인원이었다는 등등의 말은 내겐 이해가 가질 않아요.

내가 그때 이사장이었으니까? 물론 이사장이 학교 운영을 직접 관장하지 않으니 세세한 것을 알고 있을 수는 없다하지만 나로서는 재정을 늘리기 위한 수단이나 다솔관을 짓기 위한 궁여책으로 야간부를 만든 것은 아니었습니다.

지금 학교에서 그것을 없애려고 하는지 아닌지 나도 물론 자세히는 모릅니다. 그러나 그런 결정이 있다 할지라도 현재 야간부에 다니는 학생들을 희생시키는 일은 없을 것이라 믿습니다. 안젤라가 그 문제 때문에 신앙적으로 혼란을 느꼈다니 참으로 마음 아프군요. 그렇게 치졸한 방법으로 대학을 운영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이해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서울대에서 만난 젊은이 성서 큰 잔치때에 기쁨을 오래 간직하기를 바랍니다. 안녕...

 

                                             추기경 할아버지

  

 

  

 

주혜준에게

 

보내준 편지 잘 읽었습니다.

첫째, 나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교구장에서는 은퇴하였으나 여전히 추기경이랍니다. 추기경은 직책이라기보다 명예직에 가까운 것이니까요. 그래서 추기경은 그대로 추기경입니다. 하지만 이런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혜준이가 제기한 신자가 무엇인가?? 신자, 세례, 성당에 대한 문제들입니다. 혜준이의 생각에도 일리가 있어요. 아무리 성당에 다녀도 신자답지 못한 삶을 산다면 별 의미가 없지요. 그 반대로 하느님을 모르고 살았어도 사람으로서 양심적으로 살고 참되게 살면은 그것이 더 값지다고 할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혜준이는 성당에 다니면서도 구속받지 않기 위해서 세례를 받지 않겠다고 생각하는데는 무언가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세례를 받는 것은 형식적으로만 생각하면은 구속일 수 있습니다. 신자로써의 여러가지 의무를 채워야 하니까 그러나 우리가 세례를 받는 것은 예수님의 말씀에 의해서 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요한복음 3장 5절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물과 성령으로 새로 나지 않으면 아무도 하느님 나라에 들어 갈 수 없다" 또 마르꼬복음 16장 15절-16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온 세상을 두루 다니며 모든 사람에게 이 복음을 선포하여라 믿고 세례를 받는 사람은 구원을 받겠지만 믿지 않는 사람은 단죄를 받을 것이다" 앞에 말씀에 물은 세례를 뜻합니다. 세례는 우리가 주님의 은총으로 죄사함을 받고 새로운 생명으로 즉 주님의 생명으로 다시 태어니기 위해서 입니다. 그것은 구속이 아니고 구원입니다. 죄와 죽음에서 죄의 용서와 영원한 생명을 얻는 구원입니다. 우리를 세례를 통해서 이렇게 새 사람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그리고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해 주리라는 주님 말씀대로 우리는 이 세례를 통해서 참으로 내적 자유를 누릴 수가 있습니다.

그 때문에 예수님이 부활 승천하신 후 사도들은 온 세상을 두루 다니며 주님의 복음을 선포하였고 믿는 이들에게 세례를 베풀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믿음과 사랑으로 그리스도 안에 결합된 것이 곧 교회입니다. 따라서 교회에 다니면은- 성당에 다니면은 교리를 배우고 세례를 받고 신자가 되는 것이 자연적인 이치입니다. 편지가 좀 길어졌군. 그러나 이것이 성당이나 세례에 대한 이해를 돕는 것이었기를 바랍니다. 안녕.....

                                         혜화동 할아버지

 

 

 

 

윤지희 베로니까에게

 

짐작대로 군종교구청에서 일하는군.

군종교구  ARS 700-0301을 방금 두번이나 눌렀는데 반응은 통화 중이라는 것 뿐이군. 그러니까 이게 무슨 도움이 된는것인지? 확인할 수가 없어요.

후레쉬를 받으면 밤에 특히, 내 눈은 아직도 아파요. 그래서 밤에는 견진성사를 집행한 후에도 단체 사진만 찍고 되도록 개인 사진은 피하지요.

잠을 잘 자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나도 너무나 잘 알지. 그래서 나도 잠을 좋아하는데 잠편에서 나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지 내게는 잠이 늘 문제랍니다.

그래서 잠을 좋아하는 베로니까 그대는 참으로 부럽군. 하지만 자꾸 자면은 그거 알지?? 볼륨이 늘어 나는것. 대한민국 땅은 좁은데 그랗게 볼륨이 커지는 사람들만 있으면 곤란하잖아. 그리고 베로니까는 어쩐지 알 수 없지만 날씬하고 예쁜지? 아니면 뚱보인지? 어느 편도 나에게는 큰 관계 없으나 본인들에게는 심각한 문제가 아닌지. 안녕....

 

                                         추기경 할아버지

 

 

이 명해에게

 

보내준 답에 감사하며 나도 똑같은 사람, 기쁨과 슬픔, 희노애락을 느끼는 한 약한 인간이지요. 다만 차이는 명해에 비해서 많이 많이 늙은 할아버지야.

안녕히....

 

 

                                           할아버지

 

 

 

김소영 헬레나에게

 

보내준 편지 감사하며 전주교구에서 청년성서 봉사를 열심히 한다니 참으로 반갑고 기쁩니다. 많은 젊은이들이 헬레나와 같이 주님의 말씀을 사랑하고 그 말씀속에 삶으로써 주님의 은총과 사랑을 가득히 누리기를 빕니다. 주님의 생명으로 충만하여 믿음을 힘차게 살아갈 수 있기를 빕니다. 헬레나 만세.

전주교구 천년성서 봉사자들 만세. 안녕...

 

 

 

 

배 미경에게

 

미안하다.

나는 답장을 다 썼다고 생각했는데 미경이에게는 본의 아니게 빠뜨린 모양이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답장을 기다려 주는 미경이의 마음 섭섭하게 해 준것 미안히 생각하면서 이 편지를 쓴단다. 할아버지라고 불러 준 것도 사실 고마워요. 미경이 말대로 추기경이라는 것보다 할아버지가 훨씬 정감이 드니. 그럼 미경아 아무쪼록 너도 감기 조심하고 건강하기를  주님안에 사는 기쁨 가득히 누리기를 빈다.

 

                                               할아버지

 

 

전인걸 돈보스꼬에게

 

가장 친한 친구를 군에 보내고 난 다음에 느끼는 쓸쓸함 좀 이해가 가네.

얼마나 서로 친했으면 그런 이별로써 곧 다시 볼 수도 있는데 그렇게까지 허전할 수 있을까? 그러나 그런것도 인생 경험이야. 그보다도 더 큰 이별도 있지 않니? 예를들면 부모를 여의였다든지 사랑하는이를 잃었다든지 하는 슬픔.... 세상에는 이밖에도 슬픔과 고통 시련이 있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에는 뜻이 있고 우리는 그런 것을 통해서 마음의 성장과 성숙을 얻게 된답니다. 안녕...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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