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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지 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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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봉훈 [nakedape] 쪽지 캡슐

1999-11-06 ㅣ No.293

세가지 체

세가지 체

원작 : 작자 미상 / 그림 : 민은경

어떤 사람이 마을에서 지혜롭다고 소문난 노인을 찾아가 몹시 언짢은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의 제자가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 알고 있습니까? 내 말을 좀 들어 보십시오"

그러자 노인이 그의 말을 막았다.

"잠깐만, 당신이 이야기 하려는 내용을 세가지 체에 걸러 보았습니까?"

어리둥절해진 그가 되물었다. "세가지 체라니요?"

  

"먼저 당신이 하려는 이야기가 모두 진실이라는 증거가 있습니까?"
  
그가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아니오, 나도 전해 들었을 뿐입니다."

"그렇다면 두 번째 선이라는 체에 걸러 보지요,

그 이야기가 진실한 것이 아니라면

최소한 선한 것입니까?"

"글쎄요,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까운 것 같은데요"

 

"그러면 세 번째로 당신의 이야기가 꼭 필요한 것입니까?"

노인의 물음에 그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답했다.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러자 노인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당신이 이야기하려는 내용이 진실한 것도, 선한 것도, 꼭 필요한 것도

아니면 그만 잊어 버리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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