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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훈 [kool80] 쪽지 캡슐

2000-03-15 ㅣ No.686

술을 마신다는 것....

술자리를 같이 한다는 것은 참으로 즐거운 것일 수도 있고 혹은 괴로운 일일수도 있습니다.

적당한 양만큼의 술을 마시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그 가운데 슬픔도, 기쁨도, 즐거움도,어려움도 솔직하게 나눌 수 있고 또 위로를 받을 수도 있어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술자리에 함께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

우리는 원샷! 마셔! 마셔!하며 술을 권하는 모습을 어느 술자리에서나 볼수 있습니다.

물론 술자리에서 흥에 겨워 입버릇처럼 원샷!을 외쳐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술을 마시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술을 억지로 권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술을 잘 못 마시는 사람은 거절하며 미안해하고. 당혹해하고.  술에 취해 원샷을 강요하던 사람과 그 모습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을 비웃거나 자신이 술을 잘 마시고 있음을

은연중에 자랑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서 술이 약한 사람은 술자리가 부담스러워지고 그래서 여러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그 즐거운 시간을 피해버리게 됩니다.

 

술을 마시는 것과 의미는 다르지만 신앙으로 함께 모여 신앙생활을 하는 모든 단체나 갖가지 공동체들의 모습 속에서 비슷한 점을 발견할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같은 신앙속에서 같은 하느님을 믿으며 참 사랑을 나누는 모임에는 참으로 여러가지 모습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중에는 성실하게 묵묵히 힘든 일을 찾아가며 일하는 사람이 있고

여러가지 번뜩이는 생각으로 모든 행사나 일들을 똑소리나게 기획하고 진행해나가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또 한편으로는 마음을 굴뚝같지만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다 여기며 그저 성원하는 마음으로 지켜보는 것만으로 만족하는 사람도 있고 이런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바른 길로 나아갈수 있도록 조정하고 이끌어나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지낼때 우리는 모두 자기처럼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비난하는 경우가 있지 않은지 생각을 해봐야하겠습니다.

나는 이렇게 이렇게 봉사를 하는데...나는 이렇게 이렇게 시간을 들여 일을 하는데....

나는 이렇게 이렇게 충실한데...왜 너는 그렇게 하지 못하니? 왜 너는 그만큼 밖에 봉사하지 못하니? 왜 넌 그만큼 밖에 시간을 내지 못하니? 왜 넌 그렇게 게으르니? 이런식으로 다른 사람들을 비난하는 경우가 종종있습니다.

이것은 주량이 얼마 되지 못하는 사람에게 원샷!을 강요하는 것과 똑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술을 얼마만큼 마시는 가가 다분히 개인적인 성향에 따른 것이라고 친다면 신앙생활도 그와

같다고 볼수 있지 않겠습니까? 자신에게 주어진 능력이 다들 다른 것이고 자기에게 주어진 일도 다들 다른 것입니다.모두 다 똑같은 주량을 갖고 있지 않은 것처럼 우린 모두 다 다른 존재들이고 주어진 능력도 다릅니다.

 

마태오 복음 말씀중에 달란트의 비유 (마태오 25:14) 에서 볼때 하느님께선 각기 맡기는 달란트 만큼의 노력을 원하셨습니다. 어느 구석에도 두 달란트를 받은 사람이 다섯 달란트를 받은 사랑이 이루워낸 성과만큼 이루지 못했다고 나무라신 부분은 없습니다.

두 달란트를 받은 사람은 그 만큼의 몫을 하면 그것으로 족한 것입니다.

 

술자리에서 술을 잘 마시지 못한다는 핀잔을 들어 점점 술자리를 피해버리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성당의 일을 하거나 봉사를 함에 있어 부족함이 많다고 스스로 여기고. 또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여겨져서 핀잔을 듣거나 나무람을 들은 사람도 점점 단체나 각 공동체를

떠나게 될 것이고 능력이 부족한 자신은 소속될 수 없다는 생각으로 미사만을 드리는 사람이 될 것 입니다.

그것이 모두가 꿈꾸는 모임의 모습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꿈꾸는 모습이 아니라면

우리의 생각과 행동이 바뀌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모든 구성원 하나하나 지금의 부족한 모습 그대로를 하느님께서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나의 귀염둥이, 나의 사랑이다...하고 하실만큼 사랑해주시고 있다는 사실 하나를 가슴에 새겨넣고 매 순간마다 떠올리는 것입니다.그렇게 한다면 조금 자신보다 부족하더라도 조금 자신의 맘에 들지 않더라도 자신의 뜻에 어긋나더라도 그에게 자신의 틀에 맞출것을 강요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지금 그들의 모습으로 하느님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데 어찌 우리 개개인이 그들에게 뭐라할 이유가 있겠습니까?그렇게 한다면 맘이 상해 모습을 감추는 사람들도 없을 것이고 능력의 많고 적음 때문에 생기는 마찰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샷! 마셔! 안마셔? 마시란 말이야.....

이런 말들을  하기전에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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