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기동성당 게시판

제기동 가족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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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1999-11-12 ㅣ No.1190

 제기동 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어느덧 제가 그곳을 떠난지도 한달이 훌쩍 넘었습니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11월 19일 인사이동이 있다고 하더군요

 

 그러면

제기동에도 저보다 훨씬 좋으신 보좌신부님이 가시리라 믿습니다.

 

 청년 성가대, 정익이 엄마가 적성 성당 게시판에 글을 올렸더군요

성가대 에반젤리움 원고를 하나 달라고

그래서

제가 얼마전에 생각했던 글을 올립니다.

정익이 엄마 보시고, 혹 도움이 된다면 에반젤리움에 올려 주세요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정답을 아시는 분은

적성 본당 게시판에 올려주시길

혹시 알아요, 선물이 있을지...

적성에서 조신부 드림

 

"습관에 대한 작은 생각"

 

 

 "세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 , "습관은 제 2의 천성이다."

사람은 이성과, 감성, 그리고 오성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사람의 이성은 문명과 문화를 만들어 가는 힘이 되었고, 사람의 감성은 미술과 음악 그리고 다양한 예술 활동을 가능하게 하였고 인류의 문명을 아름답게 꽃피울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사람의 오성은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직관을 가능하게 하였고, 변하지 않는 진리를 찾도록 이끌었으며 영원한 삶을 갈망하게 하였고 인간의 삶을 지탱해주는 종교적인 삶을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우리들은 학습을 통하여 인류가 쌓아온 이성과 감성과 오성을 배우며, 바르게 설 수 있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이성과 감성과 오성을 키우고 발전시키는데는 엄청난 시간과 투자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개인의 자질과 타고난 능력에 따라서 많은 차이가 나게 됩니다.

 

 저는 오늘 사람의 삶에 있어서 많은 영향을 주는, 때로는 사람의 삶을 결정적으로 이끌어 가는 또 다 른 것에 대해서 이야길 하고자 합니다. 그것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지니게 되는 습관입니다.  습관은 타고난 자질과 능력을 크게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습관은 사람의 삶을 성공에로 이끌기도 하고 실패로 이끌기도 합니다. 또한 습관의 경우에는 그다지 많은 비용이 필요하지도 않고, 그것을 배우기 위해서 고도의 지적인 능력이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부끄럽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습관 몇 가지를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저는 식사를 할 때면, 늘 왼쪽 발을 들어서 오른 쪽 허벅지 부분에 올려놓고서 식사를 합니다. 마치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이나 불교의 반가 사유상의 모습처럼 한쪽 발을 들고서 식사를 해야만 편합니다.  혼자서 식사를 할 때면 모르지만 여러 사람이 함께 식사를 할 때로 그런 습관이 몸에 베어서 때로 무척 민망할 때가 있었습니다.

 

 저는 속이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닌데도, 식사를 할 때면 늘 급하게 먹는 편입니다. 누군가에게 쫓기듯이 식사를 하고 제대로 씹지도 않고, 그러니 함께 식사를 하는 사람이 불안해 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저는 무슨 일을 하게 되면, 천천히 생각하고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일이 생기는 즉시 그 일을 처리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불안해서 다른 일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에 다닐 때, 숙제는 내준 그날 해야되고, 사제가 되어서 강론도 이번 주 강론을 쓰면서 벌써 다음 주 강론에 대해서 걱정을 하곤 합니다. 미사시간도 아직 충분히 남았어도 몇 시간 전부터 안절부절  시계를 보곤 합니다.

 

 저는 저녁에 잠자리에 들기 전에 세수도하고 발도 씻고 침대로 가야하는데, 늘 그냥 침대로 가곤 합니다. 아마 제가 결혼을 했다면 엄청나게 혼이 났을 거라 생각합니다. 언제부터인가 아침에 세수를 하고 아침에 발도 씻게 되었습니다.

 

 이밖에도 제가 가지고 있는 많은 습관들이 있습니다. 어떤 것은 좋은 습관이고 어떤 것은 꼭 고쳐야하는 습관일 것입니다. 하지만 정말 "3살 버릇이 80살"까지 간다고 했던가요, 그런 습관을 고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더군요. 그래서 서양 사람은 "습관은 제 2의 천성"이라고 이야길 하는가 봅니다.

 

 요즘은 지적인 능력과 재능보다는 평소에 자신이 꾸준히 해왔던 습관 때문에 성공하는 사람들도 자주 보게됩니다. 통신과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이렇게 작은 습관을 꾸준히 키워온 사람들의 모임이 많이 생기게 되고, 그것이 하나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를 잡기도 합니다.  그들은 프로는 아니지만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에 기쁨을 느끼고, 그 좋아서 하는 일 때문에 인생의 보람을 느끼기도 합니다.

 

 사제가 사제로서의 삶을 살아가는데, 많은 신학적인 지식과 영적인 능력과 사목자로서의 재능이 필요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사제를 사제답게 살아 갈 수 있게 하는 것은, 그래서 사제로서 존경을 받고, 사제로서 삶의 보람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은 어쩌면 작지만 좋은 습관들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박사학위를 받으셨던 분도, 인간적인 재능이 뛰어나셨던 분도 때로 좌절과 절망을 하는 모습을 봅니다. 사제가 사제로서 기쁨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너무나 쉽게 할 수 있는 작은 습관들의 실천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습관 중에서, 고쳐야 할 것들은 무엇인가 생각해보았으면 합니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습관 중에서 계속 지켜나가야 할 것들은 무엇인가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신앙인으로서 가져야할 바람직한 습관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잠시 생각해봅니다.

※ 정익, 숙희 엄마 그럼 건강하길 바랍니다. 물론 애들 아빠와 제기동의 모든 분들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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