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따라가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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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원 [pious] 쪽지 캡슐

2001-01-03 ㅣ No.1972

오늘 중고등부와 초등부 6학년 캠프의 오리엔테이션이 있었습니다.

원래 예상인원은 150.

평상시에 주일학교에 나오는 중고등부 학생 150명 중에 100명 정도와 초등부 졸업피정을 가던 50여명을 합쳐 기대한 숫자입니다. 그런데 결과는 약 80여명정도가 모였습니다.

경기가 나빠져 경제사정이 어려운 이유도 있을 것이고(이런 경우엔 회비 안내도 같이 갈수 있습니다), 다른 여러 방학 행사가 많아 성당 캠프에 안가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초등학생의 경우엔 자기들만 가는 것이 아니라 형들과 같이 간다는 것 때문에 매력을 못느끼는 경우도 있겠지요.

어쨌든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섞여들어서 이렇게 인원이 줄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캠프를 준비하면서 캠프장을 우리만 쓰고 싶은 욕심에 다른 본당은 안받는 조건으로 한마음수련장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인원이 안되도 비용은 그대로 내야 하니까 교사들에게 닥달을 했습니다. 누가하긴요 제가 그렇게 교사들을 못살게 굴었지요.

 

인원을 못채우면 캠프고 뭐고 없다고 으르렁대면서 학생들에게 전화를 하게하고, 아이들을 끌어 모으라고 큰소리를 쳐댔습니다.

 

그런데........

인원이 기대치에 훨씬 못미치자 어떤 한 교사가 제게 전화를 했습니다. 이렇게 되었는데 그냥 자기들이 준비한 프로그램을 해도 되겠냐고 걱정스런 목소리로 제 눈치를 보며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인원이 작을 경우엔 어떻게 바꿔서 해야 할지를 대비하지 않았기에 제가 좀 심하게 면박을 주었거든요.  그 교사의 눈치보는 전화를 받고서 저는 아!!!!!!!! 내가 정말 잘못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인원이 작으면 작을수록 아이들에게 전해줄 수 있는 것들도 많아지게 되고, 아이들이 많을 때보다 훨씬 더 재미있게 또 친밀감있게 캠프를 할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거기에 온 아이들은 정말 좋은 추억을 가지고 청소년기를 보내게 되는 것인데.........

수와 양으로만 가치를 판단하고 능력을 저울질하는 이 세상의 풍조를 내가 그대로 따라하고 있었구나. 얼마나 내가 세상적인 가치관으로만 교사들을 대했기에 이 청년들이 이렇게 숫자에 집착하게 되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교육에 있어서는 정말로 수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물론 경제적인 문제들 때문에 인원수에 무관심할수는 없겠지만, 그게 첫번째 자리를 차지해서는 결코 안될 것입니다. 자꾸만 세상의 가치관에 물들어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발견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리고 교회에서 봉사하는 사람들에게도 얼마나 위험한 사고가 많이 있는가 하는 반성의 시간이었습니다.  교사들에게 정말 미안하고 이제 새로운 차원, 바로 하느님의 가치관, 하느님의 경제논리에 따라 큰 것보다 작은것에, 부유한 사람보다 가난한 사람에게, 권세있는 사람보다 비천한 사람에게 더 관심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대림기간동안 좋은 글 올려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선물을 보내드릴테니 다음의 분들은 주소를 저에게 메일로 보내주세요.

유지연(xyz), 하은숙(halusari), 김진주(roseofilia), 조은나(eunna82), 정말자(noans)

노원 신자 여러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참 주일학교게시판에 많은 글을 남겨주신 황유선 님도 주소 보내주세요. 왜 주는지 궁금하신 분은 주일학교 게시판을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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