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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는 우리나라 고유의 위령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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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1동성당 [suyu1] 쪽지 캡슐

2005-11-16 ㅣ No.39

1. 역사와 신학적 근거

 

죽은 이를 위한 위령기도를 신학적으로 뒷받침해 주는 교리는 '성인의 통공에 관한 교리'와 '하느님의 계획 안에서 인간의 활동에 관한 교리'이다.

 

교회는 설립 초기부터 신자가 죽으면 그를 위한 여러 가지 전례행위들을 하였다. 구약성서에서 가장 오래된 죽은 이를 위한 위령기도는 마카베오에서 발견되며 신약성서에서는 사도 바오로가 "주님께서 그 날에 그가 주님으로 부터 자비를 얻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2디모1,18)라는 내용으로 나타나 있다.

 

죽은 이를 위한 위령기도를 신학적으로 뒷받침해 주는 교리는 '성인의 통공에 관한 교리'와 '하느님의 계획안에서 인간의 활동에 관한 교리'이다. 기도. 도움. 헌신. 호의 등과 같은 신자들의 나눔은 하느님 나라에 이미 다다른 사람들과 아직 연옥 단련을 받는 사람들, 그리고 지상의 순례 중에 있는 사람들이 머리이신 그리스도를 통해 사랑이 넘치는 살아 있는 단일 공동체 안에 머무른다는 증거이며 이것이 바로 모든 성인의 통공이다. 하느님 계획 안에서 인간의 하느님 나라를 위한 투신이라는 측면 또한 위령기도를 지지해 준다. 죽은 후에 인간은 자신의 구원을 위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살아 있는 이들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죽은 이를 위해 바치는 희생과 자선, 기도는 죽은 이들에게 힘이 된다.

 

2. 우리나라 고유의 위령기도인 연도

 

전통의 곡 음률과 그리스도교의 기도문이 절묘하게 합쳐진 것으로 토착화의 모습을 보여준다.

 

로마를 중심으로 교부시대에 사용되었던 위령기도 여러 편의 시편과 찬미가와 후렴으로 구성되었다. 계속된 발전과 변화 속에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새로 나온 위령 기도는 두 가지로 나눠지는데 <장례 예식서>에 수록되어 있는 위령 기도와 시간 전례서에  수록된 위령 시간 전례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현재 '연도'라고 불리는 위령기도를 널리 사용하고 있다. 조선시대에서는 제례를 지내지 않는 신자들을 부모와 조상에게 불효하는 집단으로 매도했고 이 상황에서 박해시대의 신자들은 더욱 깍듯한 정성으로 죽은 이에 대해 장송의 예를 다하고자 했다. 이 정성은 가톨릭의 '예규'에 반영되었고 상을 입게 될 경우 신자들은 죽은 이들을 위한 기도를 더욱 열심히 드리게 되었다. 그리하여 장례가 나면 신자들이 함께 모여 밤을 지새우면서 '연옥도문'을 비롯한 (성교예규)에 기록된 구약성서의 시편 등 여러 기도를 바쳤다. 이로써 그들은 죽은 이에 대한 효성스러운 마음과 정성을 표하고자 했다.

 

이 과정에서 죽은 이를 장송하는 예절을 연도도문의 준말이었던 '연도'라고 부르게 되었다. 신자들은 죽은 이의 영혼이 연옥불의 형벌을 하루 바삐 면하고 천당에 오르기를 기도했는데 이는 조선의 사후 과는 다른 전형적 가톨릭 의례였다. 연도를 통해 신자들은 '모든 성인의 통공'을 고백하며 가톨릭 공동체의 일원임을 확인했고 죽은 이를 정성스레 보내던 조선의 관행을 어느 누구보다도 존중함을 드러냈다.

 

이리하여 연도는 가장 조선적이며 가장 가톨리적 기도로 자리 잡아 갔으며 우리 나라 특유의 음률로 널리 노래되고 있다. 이러한 음률은 전통의 곡 음률과 그리스도교의 기도문이 절묘하게 합쳐진 것으로 토착화의 모습을 보여 주는 좋은 예이다. 그리고 2백여 년 가까이 연도를 구송하는 과정에서 우리 교회의 귀중한 전통이 되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연도는 2002년 10월 18일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에서 상장예식서로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연도를 통일 시킨 것이다. 시작 기도, 시편 61(62), 시편 129(130)과 50(51)편, 성인 호칭 기도 및 찬미와 간구, 주님의 기도, 마침기도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3. 연도하는 방법

 

상여 미고 가는 보조로 구성지게, 꺾음 가락 특히 유의해야 한다.

 

연도를 시작할 때는 남녀가 같이 할 수 있는 음을 잡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상여 미고 가는 보조로 구성지게 한다. 너무 처지거나 빠르지 않도록 하며 처음 템포를 유지하고 책 읽듯이 하지 않도록 한다. 개인의 연도소리가 튀지 않게 일치되는 연도가 되도록 한다.

 

시편 129(130)은 여정의 노래로 생의 모든 죄와 잘못을 사해 주십사 하고 기도하는 것이므로 물결처럼 가볍게 구성지게 한다. 작게 시작해서 크게, 약간 작게, 아주 작게 순으로 한다. 계, 응으로 주고 받으며 상대가 받아 시작할 때까지 작게 끌어주면서 부드럽게 끝낸다. 이때, 끝을 잘라 버리듯이 끝내면, 하느님께 기도를 들어 주십시오 하고 명령하는 것이 되므로 유의한다. 시작은 끝난 음폭으로 작게 시작한다.

 

숨을 쉴 때는 연도의 맥이 끊어지지 않도록 번갈아 쉰다. 꺾음 가락에서는 숨을 들이 쉬는 듯한 느낌으로 작은 소리로 올려주고 부드럽게 내려준다.

 

시편 50(51)에서 "애련함이 크오시니..."의 "애"자가 중간음으로 시작되는 것은 시편 130편에서 51편으로 넘어간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다. "... 가슴깊이 슬기를 저에게 가르치나이다" 까지는 탄원의 기도이므로 주님께 애원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다.

 

"정화수의 채로서..." 부터는 하느님께서 죄를 사해 주시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가볍게 적당한 크기로 한다. "주님, 제 입시울을 열어주소서..." 부터는 주님께 찬미하는 기도이므로 힘있게 한다.

 

호칭기도는 사도신경에서 "모든 성인의 통공을 믿으며..."하는 기도와 맥이 상통해서 성인성녀들을 기도가락으로 불러 성인들과 산 이가 함께 죽은 이를 위해 기도들이는 것이며 먼저 하느님께 인사를 드리는 뜻으로 하느님께 자비를 구하는 기도가 먼저 나온다. 하느님과 성인성녀들의 이름을 노래할 때는 그 분들이 부르는 뜻으로 약간 빠르게 부르고, ~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또는 ~빌으소서"는 기도하듯이 약간 느린 듯이 한다.

 

하늘에 계신...(속으로 계속하다가)" 이 부분은 죽은 이와 함께 하는 기도이므로 (죽은이는 말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또 죽은 이와 성인들의 무리 속에서 살아 있는 이는 살짝 소리 없이 빠져 나온다는 의미로) 소리 없이 기도하다가 "저희를 유혹에..."를 작게 조용히 노래하는 것이다.

 

찬미경에서의 주인공은 고인이다. 그러므로 쉼표를 2박자를 꼭 쉬어주고 ◎에서는  다함께 한다. 찬미경에서  ◎ 표가 많은 것은 "특별히 고인을 위해 기도하는 부분"이므로 반드시 다 함께 기도해야 한다. 염습할 때 바치는 연도는 가장 슬픈 자리이기 때문에 찬미경은 하지 않는다.

 

입관예절을 할 때는 나와 가장 가까웠던 사람이나 친척의 죽은 이를 생각하면서 그때의 슬픔을 노래 가락에 담는 듯이 한다. 살았을 때 모든 희노애락을 함께 나누었던 사람과의 고별의 시간이므로 가장 숙연한 자세로 경건하게 구성지게 천천히 해야 한다. 표가 없는 곳은 매 소절마다 한 박자를 더 쉬어주고 다음 소절로 넘어간다.

 

죽은 이를 표현한 부분에서는 (입이 있어도... 그 목구멍은...)절대로 빨리해서는 안된다. 빨리하면 고인을 놀리는 것이 되므로 내가 죽어서 그 자리에 누워있다고 생각해보면서 슬프고 구성지게 천천히 애절하게 해야 한다.

 

"이스라엘은 주님께 의탁하라..." 부터는 슬픔이 조금은 가벼워진 마음으로 주님께 의지하고 찬미 드리며 바치는 기도이다.

염습과 입관 예절은 장례일 중에서 유족들의 마음이 가장 많이 열려 있어서 유족들 스스로가 하느님의 계심을 느끼는 시간이 되는 때이므로 유가족 모두, 또는 냉담자들이 회개하는 진정한 회개의 시간이 되도록 하며 봉사자와 예절에 참석하는 교우들은 유족들의 슬픔에 함께하는 예절이 되도록 힘써야 한다.

 

출관 예절은 이미 가신 분이므로 하느님께 보내 드린다는 뜻으로 조금 빠르게 힘있게 한다. 묘지에서의 예절은 " 이 영혼을 빨리 데려가 주십시오" 하는 뜻으로 부르짖는 듯한 음으로 힘있게 한다. 하관예절은 "우리는 흙에서" 이곳은 화장터에서는 하지 않는다.

마지막에 "천상에서는.." 기도의 끝마무리라는 의미로 음을 내려 준다.

 

하관예절이 끝나면 평토제까지 계속 성가를 부른다. 유족들에게 평토제로서 고인에게 마지막 큰절을 두 번 반 올리도록 권하고 모든 일이 끝났을 때 고인의 명목을 비는 마음으로 참석자 모두는 주모경을 바치고 유족들과 함께 하산하는 것이 바른 자세이다. 장지에서 돌아와 유족 집으로 돌아갈 때는 꼭 영정 모신 분이 먼저 들어가고 유족, 교우 순으로 들어가 호칭기도를 뺀 연도를 바치고, 가정기도, 주모경, 성가를 부른다.

봉사자와 교우들은 장례일이 가장 좋은 전교의 장임을 마음 새겨 봉사해야 한다.

 

4. 상가 집이나 영안실에서 연도를 바칠 때

 

입관예절이나 무덤 축성 때 성수를 뿌리는 것은 마귀가 범치 못하게 금하고 고인의 영혼이 은총을 얻게 하기 위해서이다. 상가에서 연도를 바치기 위해 자리를 정해 앉을 때 유족들이 조문객을 받는데 지장을 주지 않도록 가장자리 한쪽으로 앉도록 한다.

 

성수는 연도를 바치고 나서 성가를 불때 맨 앞자리에 앉은 교우부터 일어나 뿌린다. 성수를 다 뿌리고 성가가 끝나면 상주를 향해 모두 함께 반절로 깊에 예를 표한다. 그리고 끝 쪽의 교우부터 조용히 질서 있고 신속하게 상가를 나간다. 연도를 바치는 중에 주위가 복잡하고 조문객이 많아 유족들이 불편한 느낌을 받으면 인솔자는 찬미경 3번만 택하여 바치고 성수도 대표자만 뿌리는 등 재치 있게 짧게 끝내고 상주를 향해 예를 표한 후 뒤쪽부터 질서있게 빨리 퇴장하도록 한다.

 

하느님께서는 백성들이 부르짖는 소리에 가장 약하신 분이시므로 많이 모여 연도를 바치면 하느님께서 고인과 기도(연도)하는 사람에게 많은 은총을 주실 것이다.

 

                                                                                    < 김경미 크리스티나>

 

 

사진설명 / 본당 부활의집에서의 입관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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