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북한관련

천주교의 이름으로 정치행동을 하지 말아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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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정 [julia000] 쪽지 캡슐

2008-07-04 ㅣ No.5882

햇수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올해로 세례 받은지 20년이 됩니다.
그동안 부끄럽고 미미한 신앙생활을 해왔지만, 항상 천주교인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해 왔습니다.
천주교가 부패해서 개신교가 생겨났다지만, 현재의 교회 집단 중 천주교만큼 하느님의 원칙에 충실하고자 노력하는 집단이 또 없다고 생각합니다. 교인이 아닌 외부인의 시각도 그러하다고 자부합니다.
 
하지만 지난번 삼성 비자금 의혹 때 하루가 멀다하고 김용철씨와 함께 언론에 등장하시던,
또한 지금 명박퇴진 (이명박 대통령 퇴진도 아닌) 플래카드를 당당히 가슴에 들고 불법시위에 앞장서시는,
"정의구현 사제단" 신부님들의 일련의 행동에, 교인으로서 정치적 입장이 명백히 다름을 밝힙니다.
 
신부님들,
개인의 정치적 견해를 보다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싶으실 때에는
차라리 시위대에 합류하시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됩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 견해이므로, 천주교 전체를 대표하지는 말아주십시오.
하느님의 이름으로 시국미사를 집전하는 것을 즉각 중단해 주시길 요청드립니다.
 
많은 천주교인들은 지금의 불법시위가 선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불법시위를 지지하기 위해 하느님 제전에 미사를 올리고 군중을 이끌며 정권퇴진을 요구하는 것이
천주교가 마침내 이룩해야 할 정의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천주교가 왜 소수 이익집단을 대변해 자꾸만 정치판에 기웃거려야 하는지, 왜 정치쟁점의 한가운데 선봉 역할을 하는지 교인들은 혼란스럽습니다.
그것보다는 급등하는 유가 및 물가, 초토화된 광화문 상인들의 가정경제, 트리플 약세에 허덕이는 많은 서민들을 위해 법의 테두리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하느님의 성전에 시국미사를 올려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국민 거의 절반에 가까운 지지를 얻고 출발한 정부입니다. 군부독재로 불온하게 취임한 정권이 아닌 이상
정치적으로 정권을 심판하고 매도하는 것은 특정 종교의 이름을 걸고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는 천주교의 이름을 걸고, 지금의 사태에 대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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