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동성당 게시판

내 아버지

인쇄

비공개

2002-07-27 ㅣ No.4505

내 아버지는 참으로 구두쇠이셧슴다

남에게 돈을 빌려주지도 빌리지도 않으신 아버지

길에서 주은 못하나도 버리지 않으시고 주워오셔서

년말에 고물상에 파시던 아버지

쓸데없는데에는 일체 지출을 하지 않으시던 아버지

술담배를 사십대 초반에 딱~~~~`끊어버리신 아버지

이북에서 월남을 하셔서

하루 두부한모를 드시면서 돈을 모으셨다는 아버지

다행히 이북에서 날리던 기술자이셔서

이곳에서도 대접을 받으셨는데도

나중에 당신 공장을 차리고 사장님이 되셧는데도

돈쓰는 일만큼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몸을 사리셨던 아버지

자식들 용돈도 허기질 정도로 적게 주셧던 아버지ㄱ

 

그때는 그런 아버지가 영 못마땅했는데

그래서 나는 절대로 저렇게는 안살꺼야 했는데

어느덧 오십이 다되어가는 내 얼굴을 보니

아버지의 그때얼굴이 거울에 보이는 듯 합니다

 



316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