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성당 게시판

이태리 두번째이야기(바티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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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형진 [forhyunny] 쪽지 캡슐

2000-08-23 ㅣ No.1800

8월7일(월)

 

새벽5시30분...

누군가가 옆에서 "wake up! Jin  korea"라고 깨운다. 옆에서 자던 흑인이다. 순간 여기는 서울이 아니라는 생각에 동물적으로 눈을 떴다. 한 시간정도 더 잘려고 했는데 이 친구가 조깅을 하자는 것이다. 응  열받어~~~~~ 동양인들은 자기들보다 체력이 약하다고 날 열받게 했다. "okay"라고 말하고 밖에 나갔다. 한 시간정도 같이 뛰니까 장난이 아니었다. 발에서는 물집이 또 터진다... 조깅을 끝나고 나서 아침을 먹었다.

오늘은 바티칸을 끝내야 한다. 박물관을 볼려면 무조건 일찍 가야한다는 주위의 말대로 7시30분에 모든 짐을 챙기고 민박집주인에게 고맙다고 인사드리고 떠났다.

 

고민이 생겼다. 바티칸까지 어떻게 갈까? 한 시간 정도만 걸으면 되는데 그러다가는 꽤 기다려야 될 것같고, 64번버스나 metro는 워낙 악명높은 도둑들이 있는데...(꼭 가방은 앞으로 매시구, 과감하게 욕을하시던지.. 물론 한국말로.. 맨 뒷자석에 앉기를)

64번버스의 경우는 승객반,소매치기 반이다. 자연스럽게 바지 주머니에 손이 들어오는게 태반이다. 결국, 지하철을 타기로했다. 심심하기도 해서 넉넉하게 보이는 뚱보 이태리 아줌마에게 길을 물었다. LINEA A선을 타라고 했다. OTTAVIANO역 하차.. 근데 끝까지 따라와서 친절하게 어디에서 왔느냐?하며 손을 잡아주며 묵주반지를 보고 반가워했다.

그 아줌마는 B선이데도 A선 승강장까지와서 배웅을... 호들갑떨고 시끄러운 민족이지만 정말 친절한 분이었다.

 

 

드디어 형진이 바티칸에 와보다.  와~~우!!!

순간 또 한번 입을 다물지 못하였다. 신의 손을 빌려 만들었다는 베드로 성당!! 저 웅장하고 거대한 Piazza  San Pietro(성 베드로 광장), 그리고 거꾸로 십자가에 매달려 돌아가신 베드로 사도의 주검위에 직접세운 베드로 사원, 광장정면에 모든이들의 혼을 빼았을만한 위험을 지니고 서 있는 사도들의 형상, 최후의 심판, 천지창조, 피에타 상을 포함해 세계 최고의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는 바티칸 박물관...

 

저절로 아이~~고 하느님!!이라고 나도 모르게 엎드려 진다.

 

정신바짝 차리고 오늘 일정을 구상하였다. 오전에 박물관, 오후에 베드로 성당, 포폴로 광장, 천사의 성 쇼핑(선물땜시..), 글구 시내 야경보고 밤기차로 피렌체로 이동... 나름대로 일찍 도착했는데도 박물관 줄이 장난아니다. 어~~휴 언제기다리나??? (아! 그리구 절대 반바지(남자), 나시티(여자) 이거 안돼요!, 저두 더운데 긴 청바지를... 흑흑, 대부분의 유명한 성당은 안됩니다. 앞에 또 조폭같은 아저씨가 지켜요.. 화장실에서 옷 갈아입는 풍경이......)

 

18000리라를 지불하고 박물관에 들어갔다.(후에 안 사실이지만 국제학생증 끊어가면 12000리라예요.. 저도 후회를...대부분의 미술관이 학생에게는 할인혜택을..) 단체 관광객이 너무 많아 떠밀려 다녔다.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 먼저 사람들 없는 쪽으로 부터 둘러봤다. 근데 어디를 가나 일본사람들에게 배울만 한게 있다. 우리네 단체 아줌마 부대랑은 틀리게 항상 조용하면서 공부하는 자세.. 정말 일본인들이 첨으로 좋은 느낌을 가지는 순간이다. 이에 우리들은 어떤가???...

 

둘러보다가 나의 시선이 멈춘곳, 그리고 날 숙연해 지게 했던 그 유명한 "피에타 상"

돌아가신 예수님의 시신을 눈물흘리며 안고 있는 성모님의 모습.. 어느 누가 그 앞에서 고개를 떨구진 않을 수 있겠는가??

궁전의 제일 안쪽에 있는 Cappella  Sistina (시스티나 예배당)에 들렀다. 가장 중요한 의식을 치르는 예배당인데 교황선거도 이곳에서 치뤄졌다고 한다. 제단 뒷쪽으로 돌아섰는데 그 유명한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이 눈에 들어왔다. 어떻게 그렸을까??라는 말밖에 할 수없없다. 예배당 안쪽에 영어로 크게 "NO FLASH"라고 있었다. 순간 갈등이 되었다.

이 좋은 기회를 필름에 담을수 없단 말인가?? 미안하지만 찍어버려??

 

고민끝에 터프하게(?) 렌즈에 눈을 갖다 대었다.  카메라가 후레쉬를 터트리는 순간 또 한번 나에게 외친다."NO, NO, NO FLASH" 순간 긴장했지만 모른척하고 나갔다.(정말 죄송!!)

그리고 천지창조, 아테네 학당을 둘러보고 선물용으로 미켈란젤로의 작품집을 샀다( 누군가가 기뻐하겠지^^)

 

박물관을 둘러보고 나오니 12시가 넘었다. 무려 3시간이나 있었단 말인가?? 그만큼 시간이 빨리 흐른적도 별루 없없던 것 같다. 이제 제일 만만한 맥도날드를 찾았다. 물어보니 근방이라해서 찾아갔는데 젠장!! 이건 한 30분은 걸어 찾았다. 빅맥(7900리라 울돈으로 4000원정도)하나를 들고 베드로 광장에 기대어 앉았다. 세계청년대회로 각국의 젊은이들이 유니폼입고 행사준비를 하는 장면이다. 인도에서 오신 수녀님과 기념사진 찍고나니 곧바로 소나기가 쏟아진다. 정말 짱난다. 날씨가 싸늘해진다. 어~휴! 한숨밖에 안나온다. 우산도 없는데...

 

1시간후 날씨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개였다. 곧바로 성당안으로 들어갔다. 어마어마한 형상과 화려한 성물에 또 한번 감탄했고 조용히 기도드렸다. 주님은혜로 이런 좋은 기회를 갖게 되었다고 감사드리며... 사람들이 꽤 모여있는 장소가 있다. 바로 베드로의 좌상.

하도 형상의 발에다 입맞추고 만져서 반질거릴 정도였다. 나도 베드로 형상의 발에 손을 대고 사진한장 찰칵!!

곧바로 지하로 내려가니 베드로사도의 무덤이 있었다. 모두들 기도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베드로로 부터 시작한 교황의 시신이 모두 안치되어 있었다. 어느듯 시몬 형상앞에서도 기도를....

성당에서 나와 성물방에 들렀다. 가톨릭 신자라면 꼭 한번 가보길...

대희년 기념 성물이 정말 예쁘고 종류가 많았다.(값도 무지싸요. 거의 우리의 절반정도..성물방 수녀님하고 사진찍자니 숙스러워하셨다. 결국 사진 찍고 선물용으로 성물을 많이 샀다.

 

Castel  Sant’Angelo (천사의 성)은 바티칸 바로앞에 있는 테베레강 서쪽에 있는 원형의 성으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이 성위에 대천사 미카엘이 나타나 당시 유행했던 전염병을 물리쳤다는 전설이 전해진다고 한다.

천사의 성, 포플로 광장을 보고 시내에 나가 모처럼 한가한 시간을 쇼핑하면서 보냈다.

가죽제품이 유명하다 해서 보니 정말 값싸고 질좋은 제품이 많았다. sisley, 베네통 등도 한국가격의 절반정도...

 

로마에 오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이 있다. 도로의 대부분의 차가 마티즈와 같은 경차가 많았고, 우리나라 차도 많이 보인다. 거의 교통신호를 지키지 않는다.(보행자만요..) 횡단보도의 빨간불이 거의 무시된다. 아무리 빨간불이 라도 사람이 지나가면 차가 멈춰 지나가라고 손짓한다.

차보다 사람이 우선시되고, 경적소리가 거의 없는 도로문화는 참 좋아보인다.

 

 

다시 Termini역으로 향하였다. 로마에서의 여정을 마치고 피렌체 Santa Maria Novela역으로  갈 밤 기차표를 예매하기 위해서 였다. 출발시간이 02시10분이었다. 지금은 11시니까 아직 3시간이 남아있다. 정말 피곤하다. 편안히 잠자고 싶다.눈은 거의 반쯤감긴다.역 광장에는 기타치며 노래부르는 사람이 아직도 있다. 밤기차의 위험성은 익히 들어왔지만 숙박비도 아끼고 또 다른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한번쯤은 타 볼만하다고 생각된다. 쿠셋을 예매하려고 했으나 이미 예약완료!! 어~휴 난감했다. 어느듯 기차는 도착했고, 나 같은 배낭족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자리를 잡고, 주위를 보니 한국애들이 많다.. 역시 절약정신에 투철한 한국인!! 배낭을 껴안고 바티칸에서의 추억을 간직한채 오늘 하루를 접는다. 아마 눈뜨면 Firenze의 새벽이 밝아오리라 생각하고 눈을 감았다.

 

 

 GOD! Luck to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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