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 화

2013년 4월 세나뚜스 지도신부님 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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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나뚜스 [senatushp] 쪽지 캡슐

2013-05-09 ㅣ No.187

진정한 사랑 

손희송 베네딕토 지도신부님 

안녕하십니까? 

부활 이후에 처음 뵙는 것 같습니다. 아직 부활시기이니까 부활 인사를 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이 여러분 모두에게 내리시기를 빕니다. 

부활시기가 지나가면서 예수님께서 떠날 준비를 하시는 말씀이 복음 여러 곳에 나옵니다.

부활 5주일 복음은 요한복음 13장 34절의 말씀인데,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유언처럼 말씀을 남기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인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예수님은 승천하고 보이지는 않지만 세상 사람들이 그 분이 계신 것처럼 느끼게 해주는 것은 그분이 우리에게 남겨주신 사랑입니다. 그 사랑의 기준은 우리의 기준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자기 자신을 온전히 바쳐 우리를 사랑하신 그런 사랑이며, 그 사랑을 우리가 실천 할 때에 세상은 우리를 보고 “주님의 제자들이다”라고 믿게 될 것입니다. 

교황님께서 취임 초기에 “우리가 예수님을 고백하지 않으면 이것저것 많은 것을 해도 주님의 제자가 아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고백해도 십자가를 지지 않으면 교황, 주교, 신부일 수는 있지만 예수님의 제자는 아니다”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와 같이 하는 사랑, 다시 말씀드리면 자기만족이 아니고 자기를 희생하고 내놓는 그런 사랑의 삶을 살아갈 때 세상에서 주님을 증거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사랑이란 말은 많이 듣는 말이지만 그 말씀은 여전히 유효하고, 세상이 사랑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진정한 사랑의 실천이 많지 않기 때문에 그 말씀이 더욱 우리의 마음에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과연 어떻게 사랑하는 것이 진정 이웃을 사랑하는 것일까?” 하고 고민하게 됩니다. 우리는 우리가 주보로 모시는 성모님으로부터 그런 사랑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성경에 성모님에 대한 언급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것들이 나옵니다. 

요한복음 2장의 카나 혼인잔치에서 잔칫집에 정말 중요한 술이 떨어졌을 때 성모님께서는 예수님께 넌지시 말씀하십니다. 잔칫집에 술이 떨어졌다는 것은 준비 부족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 사람을 흉보고 탓하게 됩니다. 그러나 성모님께서는 그러지 않고 예수님께 이 집에 정말 어려운 일이 생겼으니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뜻으로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냉정하게 거절하는 투로 말씀하십니다. 그럼에도 성모님께서는 아들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버리지 않고 시중드는 사람에게 그가 시키는 것은 무엇이든 하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러자 원하시는 대로 물이 포도주로 변하는 기적이 일어나고 잔칫집에서는 다시 포도주를 마시게 됩니다. 

우리도 살아가면서 가까운 이웃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그런 상황을 준비 부족으로 탓하지 말고 도와줄 수 있는 길을 나름대로 찾고, 그 길로 인해 자기의 체면이 깎이는 것도 또 희생도 마다하지 않고 도와주는 것 그런 것이 바로 이웃 사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랑이라는 것은 거창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신문에 날 정도의 희생과 봉사도 사랑이겠지만 일상을 살면서 우리 주위에서 작은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우리의 가정이나 직장에서 내 주위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거나 힘들어 하는 것을 보고, 나 자신을 쪼개고 시간을 쪼개서 도와주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통해서 사람들이 서로 마음의 문을 열게 될 것입니다. 

부활의 시기를 보내면서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남겨준 사랑의 계명을 레지오 단원들이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기면서 성모님을 닮아서 사랑을 실천할 수 있도록 명심하면 좋겠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사정이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남북관계가 어려운 관계에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가톨릭교회에서는 성모님을 평화의 전구자로 모시며 어려울 때 기도하며 전구하는 전통이 있습니다. 인간적으로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어려운 시기에 레지오 단원들이 기도하면서 우리나라에 평화가 올 수 있도록 전구 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종합보고에서도 나왔습니다만 가정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주교님들께서도 강조하시고 가톨릭교회는 전통적으로 가정을 중요시 해왔습니다. 요사이 가정이 흔들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떻게 하면 가정을 좀 더 잘 지키고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 봅니다만 뾰족한 대책은 나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저는 가족이 함께하는 기도가 핵심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대적 상황은 달랐지만 우리의 할아버지와 아버지께서는 가족이 함께 모여 바치는 기도를 충실히 하셨고, 이런 기도가 가정의 화목과 평화를 이루는 데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지금은 가족이 모두 한꺼번에 모이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노력한다면 부부 끼리라도 부모와 자식 한 사람이라도 모여서 기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5월 한 달만이라도 레지오 단원들은 가족이 모여서 가정기도를 바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온 가족이 다 모이면 좋겠지만 모일 수 있는 가족들끼리라도 가족을 위해서 기도하고 함께 하지 못한 가족을 위해서 기도한다면 이런 것이 가정성화의 기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가도를 열심히 하는 레지오 단원들이 5월 한 달간 가정의 성화와 우리나라의 평화를 위해서 기도했으면 좋겠습니다.

 부활시기에 이어서 성령강림으로 이어지는데 그분의 도우심으로 우리가 기도 안에서 성화될 수 있는 은총을 그분께 청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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