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암동성당 게시판

연중 제15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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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michaelhun] 쪽지 캡슐

2002-07-16 ㅣ No.932

연중 제15주일(가해. 2002. 7. 14)

                                               제1독서 : 이사 55, 10 ∼ 11

                                               제2독서 : 로마 8, 18 ∼ 23

                                               복   음 : 마태 13, 1 ∼ 23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한 주간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마을 사또가 어느 날 뜰 앞 다리 한가운데에 금화 주머니를 가져다 놓고는 이방에게 '마을에서 운수가 나빠 빚을 가장 많이 진 사람을 데려오너라'라고 말했습니다.  이방은 곧 지시를 따라 어떤 남자 하나를 데리고 왔습니다.  사또는 그 남자를 뜰 앞 다리 반대쪽에 세우고  '다리를 건너 이쪽으로 오시오.  혹 좋은 일이 생길지도 모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는 부하들과 함께 가만히 그의 행동거지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남자는 다리를 건너기 시작했습니다.  곧 사또 앞까지 건너왔습니다.  사또가 그에게 '그래, 다리 한가운데서 무얼 보지 못했소?'  '아뇨, 못 보았습니다.'  '정말이오?'  사또가 재차 묻자 그 운수 나쁜 사내는 '네.  다리를 막 건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거 눈을 감고 건너면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래서 눈감고 건너왔습니다.'라고 답하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말씀하시고 "들을 귀가 있는 사람은 알아들어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사실 비유란 일상생활에서 친숙한 소재를 통하여 어떤 진리를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짤막한 이야기입니다.  비유를 듣는 사람은 이야기 속에 실마리를 찾아 발견해야 하며 진정한 의도가 무엇인지 숙고하고 알아보아야 합니다.  하지만 짧기 때문에 딴전부릴 수 있습니다.  익히 들어 왔기에 소홀히 지나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말을 하여도, 아무리 좋은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말과 행동에 집중하지 않고 딴전을 부린다면 듣지 못하고 보지 못하게 되고 맙니다.  자신에게 다가온 행운을 딴전을 부리게 되어 다리에 있는 금화주머니를 보지 못하고 마는 그 남자와 같은 모습이 될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의 비유 말씀에서 4가지 유형의 사람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말씀을 듣고도 깨닫지 못하는 사람이고, 두 번째는 말씀을 듣고 곧 기꺼이 받아들이기는 하지만 그 마음 속에 뿌리가 내리지 않아 오래 가지 못하는 사람이며, 세 번째는 세상 걱정과 재물의 유혹이 말씀을 억눌러 열매를 맺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마지막으로 말씀을 듣고 잘 깨달아 백 배의 열매를 맺는 사람입니다.  지금 나는 어디에 속하는 것 같습니까?  우리 자신을 생각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하늘에서 쏟아지는 비, 내리는 눈이 하늘로 되돌아가지 아니하고 땅을 흠뻑 적시어 싹이 돋아 자라게 하며 씨 뿌린 사람에게 씨앗과 먹을 양식을 내주듯이, 내 입에서 나가는 말도 그 받은 사명을 이루어 나의 뜻을 성취하지 아니하고는 그냥 나에게로 돌아오지는 않는다"고 하시는 하느님의 말씀을 전해 주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전해진 하느님의 말씀을 분명 우리 안에서 어떠한 형태로든지 이루어 질 것입니다.  우리가 거부하거나 모르는 척 도망가지 않는다면 더 좋은 결과를 얻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하느님의 원하시는 결과는 얻으실 것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희망이 있습니다.  사도 바오로는 오늘 제2독서에서 하느님의 계획이 모든 피조물 안에서 실현되기 위해서는 모든 어려움과 고통을 참고 인내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누군가가 우리에게 "지금 기쁘게 살고 있습니까?"하고 묻는 다면 여러분은 무엇이라고 답하시겠습니까?  우리들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봅시다.  기쁘게 살고 있다면 그 기쁨의 뿌리는 무엇인지, 그렇지 못하다면 왜 그런지.  그리고 다시 한번 자신에게 "내가 진정으로 무엇을 희망하며 살아가고 있는 지?"를 물어 봅시다.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여 진정으로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하며,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우리의 희망적인 삶과 노력하는 삶을 보고 다른 이들이 하느님을 알게 해야 하겠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우리를 통해 우리와 모든 이에게 좋은 열매를 맺을 때 우리는 하느님 나라를 알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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