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성당 게시판

이태리 세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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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형진 [forhyunny] 쪽지 캡슐

2000-08-25 ㅣ No.1802

8/8(화)

기차안에서 누군가가 싸우는 소리에 눈이 뜨인다. 뭔가 하고 보니 독일인으로 보이는 사람과 이탈리안이 떠들고 있었다. 흥미로와 왜 그러느냐고 물어보니... 나~ 참!!

축구얘기로 말이다.(역시 유럽은 축구열기가 대단.. 동네 어디를 가든 잔디에서 공차는 꼬마를 쉽게 볼수 있다. 너무 부럽당~~ 한국축구는 언제???) 서로 자기네가 유럽최고라고 말이다. 나도 끼어들고 싶었지만 영어가 딸려.. 흑흑  . 갑자기 이탈리안이 나보고 ’나카다’를 가리키며 엄지손가락을 가리키는게 아닌가?? 나의 애국심을 자극하는 순간이었다. 난 꼬레아노 이고, 나가타 보다 안정환을 아냐고 말했다.  난 당당히 일본은 한국의 경쟁상대 이지만 아직 정신력만큼은 우리가 한 수 위라고 강조!!!(물론 2002년 월드컵도 홍보하면서.. 흐뭇!!)

 

 

어느듯 아침은 밝아오고 피렌체 산타 마리아 노벨라 역에 도착 했다. 시간은 새벽5시 50분..

르네상스의 찬란한 문화가 꽃핀 꽃의 도시 피렌체..(영어로는 플로렌스.. 전 이번에 첨알았어요.. 플로렌스와 피렌체가 다른 도시인줄 착각 ^^^. 나의 무식함이..)

 

 

먼저 숙소를 알아봐야 했다. 일정대로 오늘은 정말 편한데서 자고 싶었다. 그래서 어제 야간열차에 쪼그리며 오지 않았는가? 여행중 첨이자 마지막으로 호텔을 이용할려고...

유스텔은 모두 다 차서 방이 없는 상태 (한국에서 출발할 때 메일로 예약하는 게 좋아요), 호텔은 바가지 요금이 장난아니다.(특히 여름 성수기..) 나 같은 배낭족들은 말이 호텔이지 별 하나짜리..(우리식으로는 장급여관 정도.... 그것도 어디냐??) 역 앞에는 삐끼들이 엄청많다.(자기 호텔에 오라고... 절대 믿지 말고,, 역에 Tourist  Information에 찾아가 얘기하면 친절히 전화번호, 약도 모두 가르쳐 줘요!!!,, 항상 어느도시든 도착하면 먼저 역에서 지도와 숙박정보를 얻는게 정말 중요합니다. 역에는 영어가 가능해요,) 역 근처에 있는 호텔을 잡았다.

 

프런트에 있는 주인이 날 흘낏 훑어본다. 그러면서 100,000리라를 부르는 것이었다.

정말 어이가 없다 50,000리라 라고 알고 왔는데 동양인이라 뻥치는 것이다. 나도 기가 차서 한번 째려보고 나갈려니까 그제서야 날 잡는다. (이태리인들은 무조건 비싸게 부르기 때문에 그대로 지불하면 안돼요!! 무조건 싸워서 깍아야!!..꼭 명심하시길... 손짓, 발짓으로요!!!) 50,000리라(우리돈으로 25,000원) 내고 숙소에 들어갔다. (아!! 그리고 워낙 허풍이 심할수도 있으니 방을 다 둘러보고 숙박비를 지불하세요.. 더운물은 잘 나오는지. 문단속은 잘 되어있는지.. 아침밥은 주는지...등등) 짐을 풀고 호텔에서 나오니  7시30분..

 

먼저 피사를 가야겠다. 한시간 정도 거리이니 오후에 피렌체로 돌아와야겠다고 생각했다.

피사로 가는 열차는 생각보다 그리 자주 없었다. 8시40분에 출발하는 기차. 한시간 정도 기다려야 한다. 피사에 가면 뭘할까?? 하는 생각에 잠긴다. 오전이라 바쁘게 출근하는 직장인, 등교하는 학생들이 눈에 많이 띤다. 피사로 가는 기차는 정말 편안했다. 한칸에 나와 가족으로 보이는 일행만 있었다. 오랜만에 다리뻗고 사진찍어 가면서 이동했다. 아침은 슈퍼에서 산 식빵과 한국에서 가져간 고추장을 발라먹으면서....

 

10시 가까이 되어 Pisa에 도착했다. 피사의 사탑으로 유명한 이 고장은 피사노를 비롯한 예술가와 천재 갈릴레오 갈리레이를 낳은 학문과 예술의 도시이다. 또 조용하고 아늑한 중소 도시다.( 이태리는 도시마다 특색이 모두 달라 잘 살펴보면 흥미롭다. 로마랑은 또 다른 분위기...)

 

솔직히 말해 피사는 두오모 성당과 피사의 탑을 빼면 크게 볼 것은 없다. 그러나 한적히 생각에 잠기고 조용히 있으면서 감상하기는 어느 도시보다 훌륭하다고 생각된다. 사진만 찍고 돌아오는 그런 것 보다 여행의 진 목적인 자기를 돌아보는 의미에서는 제격인 도시라고 여겨진다.

피사도 걸어서 모두 다닐 수 있는 거리이다. 먼저 역에서 Duomo성당부터 찾았다.

두오모 광장이 피사 여행의 중심지이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 1118년에 완성된 로마네스크 양식의 건물, 그 섬세하면서도 웅장함에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성당앞에 있는 그 광활한 잔디밭에 누워서 맑게 개인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살아 오면서 그때보다 편하고 자유스러워 진 때도 별로 없었다.  두오모 동쪽에 있는 흰 대리석 탑이 눈에 띤다.

그 유명한 피사의 사탑 (Torre Pendente). 1174년에 착공하여 10m높이에 이르렀을 때 지반이 내려 앉았으나 그대로 건설하여 54m높이의 탑이 되어다고 한다. 듣던대도 탑은 꽤 기울어져 있었다. 저 꼭대기에서 갈릴레이가 새털과 쇠공을 떨어뜨려 낙하실험을 했다고 하니 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다.^^ 나도 한번 올라가고 싶당~~ 지금은 공사중이다.

 

다시 피렌체로 돌아올려고 역에 갔다. 산타 마리아 역에 다시 도착하니 오후2시..

젤 먼저 찾아간 곳이 Piazza della  Signoria.  역에서 칼차이 우올리 거리를 남쪽으로 내려가다가 마주치는 광장이 바로 시뇨리아 광장. 옛날에는 피렌체 정치의 중심지 였으나 지금은 카페 테라스가 있는 시민의 휴식공간이다. 멋진 야외까페에서 와인 한잔하는 관광객들이 많이 보인다. 이태리에 왔으니 피자와 스파케티는 먹어봐야 하지는 않은가? 하는 생각에 들어갔다. 다들 아시는 것이겠지만 음식값은 별도이고 자릿세와 물값을 따로 내야 하죠 ^^(이걸 보면 우리는 복 받은 나라죠)

미리 준비한 생수통을 꺼내 놓고 meat source spagetti를 주문하며 한가한 이탈리안들을 보았다. 전부해서 15,000리라(한국돈 7,500원정도면 양호하죠^^) 한국보다 조금은 짠 맛이었지만 면발이 훨씬 가늘고 너무 맛있었죠!!

 

배도 부르고 해서 본격적으로 시내를 거닐었다. 시뇨리오 광장 남쪽에 있는 장려한 르네상스 양식의 건물이 우피치 궁전이고, 그 안에 우피치 미술관(Galleria  degli Uffizi)이 있다.

미술관 견학은 피렌체 관광의 하이라이트... 이곳을 보지 않고는 피렌체를 보았다고 할 수 없을 만큼 수장품은 세계 최상급 미술품들로 가득 차 있었다. 보티첼리,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 젤로 등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할 거장들의 명작이 이 곳에 다 모아져 있었다.

 

아르노 강 남쪽 기슭을 따라 피렌체 동남쪽에 있는 미켈란 젤로 언덕에 가기로 결정..

노을이 지면서 가로등불이 켜지는 강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 길을 잃어버릴 정도 였다.

(피렌체 야경은 꼭 보기를 권장!! 사진에 담으려면 흑백사진이 짱!!! 그것도 파노라마로 찍기를...) 시가지에서 쫌 떨어져 있어 한2시간 걸어 힘들었으나, 피렌체 시가지가 한 눈에 들어와 너무 감격했다. 석양에 물든 궁전과 성당, 고풍스런 가옥의 풍경이 너무 인상적이 었다.

드디어 미켈란 젤로 언덕에 도착!!! 만~~세  

감미로운 아리아를 부르는 가수와 사진한장 찌고 환상적인 몸매를 가진 다비드상에 갔다.

남자가 봐도 매력적인 다비드상!! 그 밑에서 연희동 성당 청년바오로 파이팅!! 이라는 낙서를 하고 숙소에 도착했다.

호텔에 도착해서 여기와서 첨으로 카프치노 한잔을 마시면서 누군가에게 편지를 쓸려고 펜을 들었다. 몇일 안되었지만 여기서 생각해보니 하나 하나의 소중한 사람이 내게는 많고 그 사람을 생각하며 글을 써 내려갔다. 오랜만에 샤워하고 두다리 쭉 뻗고 내일의 일정인 베네치아를 꿈꾸며 잠자리에 들었다.

 

 

챠~~우!! 피렌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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