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동성당 게시판

세상은 참 예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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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아델라 [thella] 쪽지 캡슐

2001-03-29 ㅣ No.6416

어느 날 이었습니다.

 

나는 친구들과 만나 실컷 논 후

 

집에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저 쪽 어디선가 무언가 부수고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와 난 그 쪽으로 가보았습니다.

 

그 곳에선 정부의 명령으로 나온 사람들이

 

모자를 깊이 눌러쓰고 도너츠를 팔고 있던

 

작은 리어카를 넘어뜨리고 밟으며 부수고 있었습니다.

 

그 도너츠 리어카의 주인 아주머니는

 

차라리 나를 죽이라며 그 사람들에게 매달려

 

정말 서럽게 서럽게 울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그런 광경을 보며 모두들 한 사람이 먼저

 

나서 주기를 바랬지만 그 누구도 먼저 나서지 않았고

 

한참을 그렇게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였습니다.

 

한 신사분이 리어카와 아주머니 쪽으로 다가가더니

 

아직 땅에 떨어지지 않은 도너츠 몇 개를

 

작은 봉지에 담고 아주머니의 손에

 

몇 만원을 쥐어주시며 가셨습니다.

 

그 분은 누구에게 보이기 위해서도

 

영웅심리를 발하기 위해서도 아닌

 

그 아주머니와 부숴진 리어카를 보며

 

망설임 없이 나와 도너츠를 사가지고 가신거죠.

 

사람들은 잠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멀리 가는 그 신사분의 뒷 모습만 지켜봤습니다.

 

그리고 몇 분 후....

 

또 한 청년이 아주머니 곁에 가더니

 

아직 멀쩡한 우유를 하나 집어들고

 

아주머니 손에 몇 천원을 쥐어 주었습니다.

 

또 이어서 한 아주머니도 도너츠 몇 개와

 

우유를 집어들고 돈을 쥐어주셨습니다.

 

그렇게 사람들은 줄을 서서 도너츠와 우유를

 

사가지고 갔습니다. 그리고 금새 그 도너츠는

 

동이 나 버렸죠. . .

 

난 그런 광경을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세상은 참 예쁜 곳이라고. . . .

 

누가 누군가를 헤치려 하면

 

조용히 막아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

 

세상은 참 예쁜 곳이라고. . . . .  말입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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