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동성당 게시판

그 때 전,서른 다섯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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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용 [cypark2] 쪽지 캡슐

2000-10-21 ㅣ No.5232

[+ 대희년의 기운이 하느님 백성,문정동 교회와 함께]

 

안녕히 계세요.늘 함께 했던 형제,자매님들.

저희 가족이 어제 분당으로 이사를 했습니다.15년만에 옮긴 셈입니다.

그간 아껴주시고 사랑해 주셨던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신부님,수녀님,그리고 여러 형제,자매님들.

 

떠나며 사랑하는 젋은 이들에게 부탁하려 해요.제가 그 때 서른 다섯이었다는 사실을.

미사해설을 하고,어버이 성가대를 하고.청소년분과 사목위원을 하던 그 때 제가 서른 다섯에서 서른 여덠이었다는 것을 밝혀두려 하는 까닭은 여러분도 이미 교회내에서 상당한 책임을 맡고 중요한 몫을 할 수 있다는 시간이라고 말입니다.

 

교회역사를 꿰뚫는 진실중 하나는 늘 젊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젊은 이들이여 언제까지나 주인으로 살아감을 잊지 마시길 빕니다.

 

떠나가며 혹 뵙지못한 분들에게 아래 글을 드립니다.늘 주님 안에서의 사랑을 나누며 말입니다.

 

 

"악수가 짐이 될 때....(공존의 이유중에서).."

 

10년도 넘게

너무 너무

은총이었음을 고백합니다.

 

정녕

돌아보면, 그 모든 시간이

하느님 품안이었음을...

감사뿐입니다.

 

빛바랜

흑백사진같은 나날들을

생각해보면

그건

부족함이며,모자람이며

온통

인간적인 부끄럼뿐입니다.

 

천방지축으로

눈내리는 마당에 뛰노는

강아지처럼

 

좌충우돌하며

보내진

시간의 흔적에

 

지워지지 않는

응어리 있담

그건

저의 미성숙했던 인격이었음을

고해합니다.

 

너그럽게 포용해 주신 형제님들

유독 시동생으로 여겨 주신 자매님들

 

챙겨주고 격려해 주셨던 선배님

어려울 때 묵묵히 따라 주신 후배들

 

새 술을 새 부대에 담는 이치로

새로운 좋은 이 있어

빈 자리 메워 주실 터

 

그 때

알게 될 저의 부족함

 

널리

그렇게 보아 주시고

이젠

지워 주세요.저를...

 

하느님안에서는 시작도 끝도 없지만

하느님안에서의 사랑을 그리며....

 

2000년 10월 21일    박  철 용 (베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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