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일동성당 게시판

박은종 신부님의 죽음-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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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순 [bejoyful] 쪽지 캡슐

2000-02-15 ㅣ No.1220

비록 자기 죽음의 소식까지도 거부하면서 세상을 떠난 이 젊은 사제는 유언을 갖지 못했으나 제도 교회의 모순을 쇄신해야 한다는 무언의 교훈을 우리에게 주고 간 것은 아닐까?

 

오늘의 교회 오늘의 사제 위상은 어떠해야 하는가? 사제단 25주년 기념 사제헌장에서 선언한 대로 십자가 없는 교회와 사제는 그 의미를 상실 한다는 것과 같이 십자가의 고뇌를 안고 가야 한다는 대명제의 교훈을 주고 그는 이 세상을 떠났다. 죽음을 전제로 한 교훈은 최괴의 가치와 힘을 갖는다. 예수의 십자가상 죽음과 희생이 이 모든 의미를 종합해 주고 있다.

 

그렇다고 내가 이 젊은 사제가 죽음을 선택한 것을 칭송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가 지녔던 사제로서의 고뇌와 그가 택한 죽음에서 보다 큰 의미와 교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그 선택과 원인이 그 개인의 것이라고 치부해서도 안된다.

 

그가 사제가 아니라면 이런 선택을 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는 자명한 사실에서 우리는 이 아픔의 의미를 안고 희망과 기쁨의 미래를 형성하기 위해 현 주소를 찾아야 한다.

 

이 글을 마치면서 필자는 그와 함께 가장 기쁘고 청순한 마음을 그러나 지독히 피곤하고 힘들었던 두위봉 산길을 그의 영혼과 대화 하면서 다시 가보련다.

 

- 이상으로 이 글을 다 올립니다. 다시 한번 말씀 드리면 이 글의 출처는 2월 13일자로 나온 정의 구현 사제단 소식지 빛두레에 실린 "어느 젊은 사제의 죽음"이라는 글이고 필자는 원주교구 고한성당 안승길 로베르토 신부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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