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레지오

2005년 8월호_사랑더하기 희망나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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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마리애 [legio] 쪽지 캡슐

2005-07-19 ㅣ No.15

[평화심리상담소]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생각해주시며,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보살펴주십니까?”(시편 8,4)

“하느님께서 이곳으로 이끌어주신 것 같아요.”
8주간의 집단 프로그램을 마치면서 대부분의 집단원들이 하시는 말씀이다. 

10평도 채 안 되는 작은 공간 평화심리상담소.
하느님을 느끼고 자신의 참모습을 찾고자 하는 이들의 소망이 하나하나 모여 사랑이라는 큰 나무로 커가는 평화심리상담소는 명동대성당 옆 가톨릭회관 207호에 있다.
상담소에서 실시하는 모든 프로그램들은 ‘나는 참 소중한 사람이다’라는 슬로건에서 출발하여, 하느님 모습으로 창조된 인간 본래의 ‘참되고 선한’(요한 17,3) 모습을 회복하는 것을 돕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일반적으로 ‘상담소’하면 정신이 이상한 사람들이 찾는 곳으로 인식되어 있는 듯하다. 그래서 왠지 모르게 가까이해서는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평화심리상담소는 마음이 아픈 분들을 위한 공간이다.
마음이 아프다는 것은 곧 마음 안에 기쁨과 평화가 부족하다는 것을 말한다.
그럼 마음은 왜 아프게 되는가? 모든 생명체는 각자 소중하고 귀한 존재로 존중받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지니고 있다.
각자 이 욕구가 충족되었다고 느껴질 때 뿌듯하고 행복감을 느끼나, 이 욕구가 충족되지 않는다고 느낄 때는 슬프고 불행하다고 느낀다. 그러나 우리는 서로 다른 욕구와 다른 생각을 지니고 살기 때문에, 누구나 이 욕구를 다 충족시키면서 살 수는 없다. 욕구와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할 때 마음은 상처를 입게 된다.
또한 스스로 자기 자신이 소중하다고 느끼지 못한 사람은 필요 이상으로 상대방의 반응에 민감하고 피해의식적인 생각을 하기 때문에 마음은 아프고 고통스럽다.
마음의 상처란 단지 성인기에만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아동기 때부터 관계를 통해서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성인보다 아동들은 더 쉽게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된다.

마음이 아플 때 나타나는 증상들은 다양하지만 보편적으로
크고 작은 일에 쉽게 화를 내는 태도, 내 생각과 같지 않으면 배척하는 태도, 내 마음을 몰라준다고 미워하는 태도, 나보다 상대가 좀더 나아보이면 시기하고 질투하는 태도, 감사할 줄 모르는 태도, 내 뜻에 안 따라준다고 증오하는 태도 등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태도들은 대부분 마음이 아파서 자신도 모르게 나타나는 증상들이다. 또한 마음이 아픈 증상 중에서도 특히 중증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자기 자신의 태도에 대한 자각이 없는 것, 즉 자기 자신이 하는 말이나 행동, 감정, 생각들에 대한 불감증을 들 수 있겠다. 불감증이란 자신이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무슨 행동을 하는지, 무슨 생각을 하고 무슨 감정을 느끼는지에 대해 감각이 없고,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 없이 무조건적으로 타인에게 탓을 돌리는 무반성을 말한다.
이 불감증은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이나 타인들에게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관계를 훼손시키는 절대적 요인인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모두를 참되고 선한 모습으로 창조하셨다.
사람들 또한 간절히 하느님을 느끼고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된 자신의 참모습을 찾고자 하는 열망이 참으로 크다. 
이러한 각자의 열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하느님의 영성(성경)을 바탕으로 상담이론과 삶을 함께 접목시킨 다양한 프로그램들은:
·아동이 미술이라는 매체를 이용해 자신의 마음속 얘기들을 두려움 없이 표현하는 것을 통해 자신감과 안정감을 찾도록 도와주는 ‘아동미술치료’
·하느님께서 선물로 주신 자녀의 영성을 최대한 손상하지 않고 하느님의 뜻에 맞게 양육하기 위해서 부모는 어떤 성품을 유지해야 되는지 부모의 성품을 갈고 닦는 ‘충분히 좋은 부모 되기’
·자신의 성격은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현재의 삶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상처는 무엇인지를 살피고 치유하는 ‘상처받은 나 치유’
·자신에 대한 존중감이 부족하여 필요 이상으로 타인의 눈치를 살피고 위축감을 느끼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한 ‘자존감 높이기’
·화라는 감정을 폭발하지 않고도 성숙하게 잘 표현하는 것을 배우는 ‘건강한 분노표현’
이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실시되고 있다.

한주 한주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각자 서로에 대한 믿음이 생기게 되어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속마음들을 저절로 털어놓게 된다. 이러한 시간 속에 마음을 열어 보여준 서로에게 지지와 공감, 아낌없는 격려를 보내주면서 서로 힘이 되어주고, 이 순간에 우리는 온전히 하느님의 자녀임을 절감하게 된다.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었던 신뢰와 믿음이 큰 개체로 성장하여 나아가게 해주는 종합영양제가 되어 비로소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에 대한 눈이 열린다.
“하느님이 여기에 보내 주신 것 같아요. 정말 감사드려요.”
가슴 저 깊숙이에서 진심으로 드리는 기도이다.
하느님께서는 오직 우리 각자가 기쁘고 행복하게 살기만을 바라신다. 그렇기 때문에 하느님께서는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시어 각자가 참되고 선한 자신의 본성을 회복하도록 돕고 또 도와주신다. 프로그램 과정을 통해서 우리 각자는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느님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나는 한 번도 내가 쓸모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뭐든지 자신 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느님, 나를 살펴보시고 내 마음 알아주소서,
나를 파헤쳐 보시고 내 근심 알아주소서.
죽음의 길 걷는지 살피시고
영원한 길로 인도하소서”(시편 139, 23~24).
_윤미경/마리스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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