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동성당 게시판

왕양명의 "오수훈"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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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철 [spaul] 쪽지 캡슐

2000-03-23 ㅣ No.637

오늘부터 며칠간은 왕양명이 쓴 "오수훈"이라는 글귀를 인용해 우리(나를 포함한)의 모습을 알아보고 나아갈 길을 찾아보도록 하렵니다. 전 아시다시피 나부랭이 입니다.

 

*물은 항상 자기가 나아갈 길을 찾아 멈추는 일이 없다.

그 앞에 바위가 놓여 있든 높은 언덕이 가로 막혀 있든 가다가 흐름을 멈추는 물줄기는 없다. 앞에 놓여 있는 것의 틈새를 반드시 찾아 내어 그 사이를 찾아 흐르거나 안되면 앞에 놓여 있는 것의 둘레를 돌아서라도 아래로 내려간다. 바다로 가는 물줄기, 강줄기의 그 수없는 곡선들은 어떻게든 자기의 길을 멈출 수 없던 물의 몸짓과 걸어온 흔적이기도 하다.

 

우리가 신앙생활이나 혹은 단체(성당에서)생활을 하다보면 질리기도 하고 후회를 하기도 합니다. 나의 실생활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도 않으면서 무조건적인 희생을 강요 당하는 듯한 생각에 자꾸만 빠져나가려 하기도 하지요. 제 주변에도 그러한 사람들이 몇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글을 읽으면서 제 머릿속엔 몇가지 생각들이 떠오르더군요.

물은 어느 한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흘러 갑니다. 그 길이 맞는지 틀리는 지는 생각 않고 열심히 열심히 흘러내려 갑니다. 어떤 물들은 커다란 바위에 부딪히기도 하고 높다란 곳에서 떨어지기도 하며 꾸준히 아래로 아래로 내려갑니다. 또 어떤 물들은 하늘 높이 올라가 바다에 뿌려지기도 하지요.

하지만 그 어떤것이 올바른 물의 삶이라 할 수 없습니다. 쉬운 길도 없지요. 계곡의 물은 그대로 자신의 역경과 삶을 감수하며 바다로 향하는 것이고 구름속의 물방울들은 그 나름대로 주어진 여건에 충실할 따름이지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멈추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리 신앙생활도 이러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각자에게 서로 다른 길과 사명을 주셨습니다.

어떤이는 부딪히고 깨지고 떨어지며 돌고 돌아 당신께 나아가도록 하시고 어떤이는 하늘 높이 올라 곧바로 바다에 뿌려지게 하기도 하시지요. 그분의 뜻이 어떠한지는 그 누구도 모릅니다. 단지 그 분을 향해 열심히 나아갈 뿐이지요. 절대 우리가 도중에 멈추는 것을 그분은 원하지 않으실 거에요.

요즈음 힘들어 하시는 분들!

갈고 닦이는 만큼 더욱 깨끗해 지고 단단해지실 거에요.저도 요즘 된통 깨지고 있어요. 하지만 앞으로도 피하진 않을래요.

 여러분도 피하지 마세요. 부딪히고 깨지는 만큼 그분께 다가가는 것일 테니까요.

PS)특히 누구!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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