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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사임에 대한 세계 교회의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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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2-24 ㅣ No.213

[교황 사임] 교황 사임에 대한 세계 교회의 반응

놀라움과 함께 고뇌의 결단 내린 교황에 존경 표해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갑작스러운 사임 발표를 지켜본 전세계는 놀라움과 함께 고뇌의 결단을 내린 교황에 대한 존경을 표시하고, 고령의 교황이 퇴위 이후에도 건강하기를 기원했다. 전세계 종교 및 정치 지도자들은 특히 교황의 이러한 결정은 무엇보다도 교회에 대한 사랑에 바탕을 두고 있음을 지적했다.


유럽과 미국

교황의 고국인 독일 뮌헨과 프라이징 대교구장 라인하르트 마르크스 추기경은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사임에 놀라움을 표시하면서, “그리스도교적 뿌리와 그 영혼을 잃어가는 유럽”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신학적 업적을 치하하고, 그의 업적은 유럽 뿐만 아니라 전세계 교회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스코틀랜드의 키쓰 오브라이언 추기경은 교황의 사임 소식을 듣고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신자들에게 교황을 위한 기도를 당부하면서 “분명히 교황 성하는 오랜 기도와 묵상 끝에 이런 결정을 했음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주교회의 의장이자 웨스트민스터 대교구장 빈센트 니콜라스 대주교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라며, “성하께서는 교회가 직면한 도전들을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교회를 통치하고 복음을 선포하는 과업에 ‘몸과 마음의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셨다”고 말했다.

미국교회 지도자들의 교황 사임에 대한 반응 역시 놀라움이 앞서고 교황의 용기와 겸손에 대한 존경심을 나타냈다. 대부분 주교들은 공식 성명을 통해서, 혹은 블로그나 트위터, 기자회견 등을 통해 교황 사임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미국 주교회의 의장 티모시 돌런 추기경은 성명을 통해 사임은 ‘교회에 대한 사랑의 또 다른 징표’라며 “그의 사임을 애석해하지만 지난 8년 동안 베드로의 후계자로서 보여준 지도력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애틀랜타 대교구장 윌튼 그레고리 대주교는 베네딕토 16세가 ‘탁월한 지혜와 깊은 신앙’을 지닌 인물로서 “교회에 대한 사랑, 그리고 자신의 고령과 육체적 쇠약함에 대한 자각이 그토록 사랑하는 교회의 선익을 위한 결단을 내리도록 했다”고 평했다.

한편 미국교회 지도자들은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사목 방향이 이어질 것임을 확신했다. 덴버대교구장 사무엘 아퀼라 대주교는 “교황의 삶의 증거는 놀라운 열매를 맺었고, 그가 사임한 뒤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그가 보편교회에 끼친 영향은 오랫 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 로스앤젤레스 대교구장 로저 마호니 추기경은 교황의 위대한 유산 중 하나는 ‘복음화의 실천에 대한 강조’라고 말했다.

교황청 전교회 미국 지부장 앤드루 스몰 신부는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아직 자신의 경주를 마치지 않았다”며 “그가 또 다른 삶의 단계를 시작하는 지금 우리는 그를 위해서 함께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베네딕토 16세가 지난 해 3월 방문한 쿠바 아바나 대교구장 하이메 오르테가 알라미노 추기경은 교황의 결단에 놀라움을 표시하면서, “오직 예수 그리스도, 그분의 교회에 대한 사랑과 위대한 겸손만이 이러한 결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온두라스 테구치갈파 대교구장 오스카 로드리게스 마라디아가 추기경은 교황의 사임은 “그의 건강을 고려할 때 이해할만하다”며 “교황직은 엄청난 직무이고 그는 온 힘을 교회를 위해 쏟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결정은 여전히 ‘신앙의 결단’이라고 말했다.

멕시코 주교회의 사무총장 푸에블라 교구 보좌주교인 유제니오 리라 루가르치아 주교는 “처음에는 믿을 수가 없었다”며 놀라움을 표시하고, “교회는 여전히 하느님의 인도를 받아 굳건하게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의 지도자들 역시 충격 속에서 교황의 결단에 대한 존경심을 표시했다. 특히 나이지리아교회 지도자들은 교황이 가톨릭 교회의 교리와 전통을 확고하게 가르치고 지지하는데 있어서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었음을 지적했다.


아시아

터키 이스탄불 교구장 루이스 펠라트르 몬시뇰은 “누구도, 가장 가까웠던 사람조차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러시아교회 지도자들은 교황의 사임은 용기 있는 행동이라며, 동방교회와의 우호적인 관계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 주교회의 사무총장 이고르 코발레프스키는 “교황은 스스로 고백한대로 교회의 선익을 위해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렸다”며 특히 종교간 대화에 대한 교황의 기여를 강조했다.

홍콩과 중국 본토의 교회 지도자들은 베네딕토 16세 교황과 후임 교황 선출을 위한 공식 기도 모임을 갖기로 결정했다. 음력 설 직후인 13일 발표된 성명을 통해 홍콩교회는 “신앙의 해를 맞아 하느님께 대한 믿음과 신뢰를 증거하고, 어떤 역경 속에서도 하느님께서 우리를 인도하고 축복하시도록 기도하자”는 존 통 추기경의 요청을 전했다. 이에 따라 홍콩교구는 곧 공식적인 기도회 일정을 공지할 예정이다. 본토에서도 교황 사임에 대한 놀라움을 표시했다. 익명의 한 신부는 “교황은 희생과 권위에 대한 겸허한 자세로 우리 모두에게 큰 모범을 보였다”며 “죽음을 이기고 생명을 전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을 위해 희생하신 그리스도처럼 권위를 벗어버리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람권 국가인 인도네시아의 이슬람 지도자들도 놀라움과 존경의 마음을 표시했다. 특히 ‘인도네시아 종교와 평화’(ICRP) 시티 무스다 물리아 회장은 “가톨릭 교회의 전통을 깬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사임 소식은 놀랍고 감동적”이라며 “이는 위대한 겸손의 징표이고, 교회의 선익을 위해 위대한 책임감을 보여 주었고, 이는 현대사회에 대한 엄중한 경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필리핀 마닐라 대교구장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은 주교회의 홈페이지에 발표한 성명을 통해 교황의 사임 결정은 겸손과 정직, 용기의 모범이라고 말했다. 타글레 추기경은 “교황이 가장 열망한 것은 무엇보다도 교회의 선익”이라며 “78세의 고령에 교황으로 선출돼 지난 8년간 교회를 이끌어온 것에 대해서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억압이 극심한 파키스탄에서도 교황의 사임은 교회 뿐만 아니라, 정부 관리들, 영향력 있는 이슬람 지도자들에게도 놀라움이었다. 이슬라마바드 교구장 루핀 안토니 몬시뇰은 “교황은 항상 겸손한 성품을 보였다”며 “사임 후에도 우리는 여전히 그분의 인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라호르 대교구장 세바스찬 쇼 몬시뇰은 교황이 항상 “일치와 평화의 상징”이었다며 “사임 결정을 존경하고 존중한다”고 말했다.

태국교회는 특별히 베네딕토 교황과 새로 선출될 교황을 위한 기도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 주교회의 의장 루이스 산티수크니란 몬시뇰은 성명을 통해 “모든 태국 신자들이 교황 성하를 위해, 그리고 3월에 실시되는 콘클라베를 위해 기도하자”고 요청했다.

[가톨릭신문, 2013년 2월 24일, 박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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