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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좀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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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호 [seonbie] 쪽지 캡슐

2008-12-28 ㅣ No.9022

1. 들어가며
 
이명박 대통령의 말이 또 구설수가 되었다. 20%대 지지를 받는 처지라서 별 소리에도 시민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이 대통령이 지난 성탄대축일에 예배를 마치고 병상에 있는 김수환 추기경을 예방했다. 간만에 인간 본연의 모습을 보인 대통령의 행보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 흐믓하다. "추기경님께서 몸이 편찮으지 않으셨다면 명동성당에서 예배를 보았을 것인데..." 이 말에 어느 네티즌이 미사와 예배도 구분 못하느냐, 개신교 위주의 생각이다 하니, 박광용씨가 "크리스천의 분열을 꾀하는 자.." 이라는 글을 내어 (제목만 달랑...) 이를 비판했다.
나는  이게 논쟁거리가 되나 싶어서 지켜만 보다가 생각해 둔 바 있어 나도 한 마디 하고자 한다.
 
 
2. 박광용의 이상한 비약
 
다음 글을 읽어보고 한 번 판단해 보자.
(취제크 신부가 소련 감옥에서 만난 소년병의 이야기이다)
 
그가 속해 있던 소대는 어느 날 독일군의 점령 하에 있다가 탈환된 마을에 도착했는데...(중략) "놀란 것은 독일군들의 식량이 우리 것보다 훨씬 좋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그 말을 했더니 '국가 전복'을 종용하는 말을 했다고 10년 선고를 받았습니다." (월터 취제크, <러시아에서 그 분과 함께>, 112쪽) 
 
윗글에서 '독일군의 식량이 우리(소련군) 것보다 좋다'가 '국가 전복'을 선동하는 말이 되고 말았다.
같은 시기 유럽전선에서는 영미 장병들이 독일 전차가 아군 것보다 좋다는 말을 해도 누구도 처벌받지 않았다.
오히려 일선 병사의 의견을 수렴하여 기존 전차의 개량과 신형 전차의 개발에 착수했다.
다시 이곳 이야기로 돌아와 보자. 
'미사와 예배를 구분하자, 개신교 위주의 생각이다' 가 어떻게 크리스천의 분열을 조장하는 말이 될 수 있는지 모르겠다.
도리어 '개신교 위주의 사고방식'이 그리스도교 일치에 걸림돌이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사도계승, 성사, 교계제도 없이 참 그리스도교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 나의 소신이다.
흔히 싸우면서 서로 닮는다고 한다. 박광용씨는 반공투쟁하시다가 공산당식 논법을 체득하셨나 보다.
 
 
3. 이명박의 실없는 소리에 발끈해서야..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5월 방중시 베이징대 강연에서 "만약 내가 (중국에) 조금만 더 있었다면 나는 중국인 집안의 사위가 되었을 것이다. 그렇게 되었다면 아마 중국의 대통령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고 말한 적이 있다.
이런 대통령이 천주교 추기경 앞에서 '천주교 예배에 갔을텐데'라고 말하는 것이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허튼 소리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지만 성탄시기에는 조금 너그러운 마음을 가져 보도록 하자.
 
 
4. 마치면서
 
최초에 이명박의 실없는 소리에 논평을 낸 것까지는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만, 이후 박광용씨가 크리스천의 분열을 조장한다며 이상한 논리 비약으로 번지는 바람에 이번 토론은 조금 난센스였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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