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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근 [bosco99] 쪽지 캡슐

2000-05-28 ㅣ No.772

분노하는 80만(23일)

 

 

 

어제 아침 10시경이었다. 윤공희 대주교님이 남동에 오셨다. 도청에서 돌아오시는 길이라고 했다. 광주에 올 예정이었던 국무총리 서리를 만날 목적으로 왔으나 상황이 바뀌어졌다고 한다. 사태를 우려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에 갑자기 어용목사, 교수, 그리고 장모라는 정치가가 뛰어들어 긴급히 수습대책위를 구성했다는 것이다. 윤대주교를 고문으로 모시고 주로 학생들이 제안한 7개 항목을 논의하고 있었다. 계엄군이 정오에 재진입하는 것을 막고 피바다가 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다.

 

 

 

그러나 윤대주교님은 첫날부터 사령관에게 전화로 강경히 항의하고 군의 만행을 솔직히 인정하고 사과할 것을 요구했던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협조할 수 없다고 단언하며 이요한, 정규완, 조비오 신부에게 다음 일을 맡기고 대주교님은 수습위에 협력할 수 없다고, 거절하고 도청에서 나오신 것이다. 혹시 국무총리와 만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가지고 숙소로 돌아갔다. 그러나 기다리고 기다려도 그는 나타나지 않았다. 오후 3시경 드디어 그가 왔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분노한 80만 광주 시민이 두려웠던지 계엄사령부의 일방적인 보고만 듣고 부도수표를 던지고 귀하신 몸은 달아나듯 서울로 가 버렸다.

 

 

 

밤 9시20분 소위 국무총리 서리의 특별 담화문이 나왔다. 아리송한 말들이다. 아니 분통터지게 하는 말들이었다. 최규하 대통령의 사명을 받고 광주 시민을 만나러 온 자가 비굴하게 파렴치 행휘를 한 것이다. 전 시민은 분격했다. 자랑스러운 광주 시민의 긍지를 짓밟고 폭도요, 난동분자요, 불순분자라고 단정한 것이다.

 

 

 

아! 개탄할 일이다. 일국의 국무총리 서리로서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 것인가. 분노하며 치를 떨었다. 80만 전 시민이 분노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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