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암동성당 게시판

연중 제32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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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michaelhun] 쪽지 캡슐

1999-11-06 ㅣ No.220

                           연중 제32주일(가해, 1999. 11. 7)

                                                   제1독서 : 지혜 6, 12 - 16

                                                   제2독서 : 1데살 4, 13 - 18

                                                   복   음 : 마태 25, 1 - 13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한 주간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지난 한 주간은 가을을 느끼기에 충분한 날씨였습니다.  참 많은 이들이 혼인을 하고 고궁이나 경치 좋은 곳에서 야외촬영을 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과 언제나 함께 있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혼인을 하여 평생의 반려자로 지냅니다.  혼인은 한 개인의 행복뿐 아니라 집안의 경사스러운 일이기에 우리는 대사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중요하기에 어느 곳이든지 혼인을 아주 중요시합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열처녀의 비유'에는 우리와 다른 유대인들의 혼인 풍습이 깔려 있습니다.  유대인들의 혼인풍습에 따르면 신부는 약혼한 다음 일년간 친정에 더 머물러 있었습니다.  신랑이 신부를 데리러 올 때쯤이면 신부의 친구들이 등불을 준비하여 신랑을 맞이할 채비를 갖추고 기다립니다.  저녁 때 신랑이 친구들과 함께 신부집으로 오면 신부의 친구들은 등불을 들고 신랑을 마중 나가서 하객들과 함께 모두 신랑집으로 가 밤새도록 혼인 잔치를 벌였다고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열처녀가 저마다 등불을 가지고 신랑을 마중하러 나갑니다.  그런데 신랑이 늦게 왔습니다.  '슬기로움', '지혜로움'은 신랑이 늦게 올 수 있다는 사실을 미리 생각하고 기름을 준비하는 것에서 나타납니다.  또 모두에게 기름이 부복할 지 모른다는 합리적인 이유를 말하는 것에서 드러납니다.

 

   사람은 누구나 지혜롭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다른 이들이 지혜롭다고 칭찬하면 더 없이 좋아합니다.  참된 지혜는 인간을 늘 선과 정의에로 이끌며 올바르게 살도록 인도하는 길잡이입니다.  그래서 지혜는 백성의 지도자들이 갖추어야 할 우선적인 덕목입니다.  지혜는 하늘로부터 오는 선물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지혜를 찾는 사람들은 그것을 발견하게 마련이며, 지혜는 지혜에 상응한 생활을 하는 사람을 찾아다니며 그들을 만나 준다"고 지혜서는 말합니다.  하느님은 지혜를 원하는 사람 누구에게나 아주 기꺼이 나누어주십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이와 같이 지혜는 스스로 찾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결실입니다.  지혜는 멀리 있지 않고 바로 우리의 마음속 가장 가까이에 있습니다.  차분한 마음, 순수한 마음, 소박한 마음, 이웃을 위하겠다는 사랑의 마음에서 이 지혜를 얻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가 다가왔으니 회개하고 하느님 나라를 맞이할 준비를 하라고 선포하십니다.  신랑이 언제 올지 모르듯이 언제 도래할 지 모르는 하느님 나라를 맞아들일 준비를 하라고 깨어서 기다리라고 말씀하십니다.  항상 깨어서 준비하고 있으며 하느님 나라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등불과 함께 기름을 충분히 준비해 놓은 슬기로운 지혜로운 처녀와도 같지만, 하느님 나라를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은 등불만 준비하고 기름을 준비하지 않은 어리석은 처녀와도 같다고 합니다.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예수님께서는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는 이미 우리 안에 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하느님께 대한 믿음과 죽기까지 보여주신 그분의 사랑의 모습들이 바로 등과 기름을 준비하고 기다리는 슬기로운 처녀의 모습이라 하겠습니다.  하느님의 나라를 기다리는 우리는 늘 할 일에 대비하는 성실함으로 지내야 하겠습니다.  그저 그 때를 안이하게 넘기는 미련함을 드러내자 않아야 하겠습니다.

   우리에게 새롭게 주어지는 이번 한 주간의 시간 속에서 항상 마지막을 준비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쓸데없이 이리저리 헤매고 다니지 말고 우리의 생활 속에서 성실하게 준비하고 살아가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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