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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김대건안드레아사제순교자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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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michaelhun] 쪽지 캡슐

2002-07-08 ㅣ No.928

대한민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대 축일(가해. 2002. 7. 7)

 

                                                제1독서 : 2역대 24, 18 ∼ 22

                                                제2독서 : 로마 5, 1 ∼ 5

                                                복   음 : 마태 10, 17 ∼ 22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한 주간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월드컵이 끝나고 어딘지 허전한 기분을 느끼지 않으십니까?  다시 6월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정말 지난 6월은 우리에게 희망과 함께 어우러지는 놀이가 우리에게 얼마나 필요한 것인가를 알게 한 것 같습니다.  함께 하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것인지를 말입니다.

 

  오늘은 대한민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대축일입니다.  김대건 신부님은 1821년 8월 21일 충남 당진군 우강면 송산리(솔뫼)에서 아버지 김제준 이냐시오와 어머니 고 우술라 사이에서 출생하셨습니다.  6살 때 박해를 피해 경기도 용인군 남곡리의 골배 마을로 이사를 하고 1836년 은이 공소에서 영세를 받으셨습니다.  그 해 12월 모방 나신부에 의해 최양업 토마와 최방제 프란치스꼬와 함께 마카오 유학 길에 오르니 그 때 나이 16세였습니다.  1844년 12월 15일 페레올 고주교로부터 부제품을 받고 1845년 1월 조국에 몰래 입국하였다가 다시 4월에 주교와 신부를 영입하기 위해 10여일의 항해 후 상해에 도착합니다.  1845년 8월 17일 상해 근처 김가항에서 페레올 주교에 의해 사제로 서품 되니 한국교회 최초의 사제가 되었고 그 때 그의 나이 25세였습니다.  그 해 10월 12일 주교와 신부를 모시고 충청도 나바위에 무사히 입국하였습니다.  8개월 동안 국내에서 사목활동을 펼치시던 중 1846년 6월 5일 몰래 출항하려다 황해의 순위도 부근에서 체포되어 9월 16일 새남터에서 참수되어 군문 효수형을 당하니 그의 나이 26세에 불과하였습니다.  1925년 7월 5일 교황 비오 11세에 의해 로마에서 복자로 시복되었고 1984년 5월 6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서울에서 성인으로 시성되었습니다.

 

  우리는 '순교자'하면 피를 흘려 죽는 것을 연상하게 됩니다.  그러나 순교라는 단어가 증언, 증거를 뜻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하느님을 삶으로 증언하고 증거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피를 흘려 죽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참되게 증언하는데 있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사제 즈가리야는 하느님의 계명을 버리고 우상을 섬기는 왕 요아스를 훈계합니다.  성령을 받은 사제 즈가리야는 왕의 마음을 다시 야훼께 되돌리기 위해서 그의 잘못을 지적하며 하느님의 징벌을 예고합니다.  순교란 바로 이렇게 하느님의 뜻을 목숨을 걸고 증거 하는 것입니다.  결국 사제 즈가리야는 왕과 그의 추종자들에 의해 성전마당에서 돌로 쳐죽임을 당합니다.  오늘 축일을 지내는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이나 1독서에 나오는 사제 즈가리야나 모두 자신들의 목숨을 아낌없이 하느님을 위해 바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들의 굳은 믿음에 의한 것이었음을 오늘 제2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말씀하고 있습니다.  믿음은 우리의 구원을 보증하는 것이기에 믿음 때문에 고통을 당하면서도 기뻐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신앙 때문에 우리에게 옛날처럼 목숨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믿음을 가지고 있는 우리에게 삶을 통해 하느님을 증언해야 하는 의무를 또한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순교하는 것보다 더 많은 유혹 속에서 신앙을 지키며 하느님의 증언하는 것이 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삶 속에서 하느님을 증언하려고 하고 있는지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하겠습니다.

 

  김대건 신부님의 옥중 서한의 끝 부분을 읽어드림으로 오늘 강론을 마치겠습니다.  "우리는 얼마 안 있어 싸우러 나갑니다.  제발 여러분은 덕을 닦아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납시다.  내가 잊을 수 없는 사랑하는 교우들이여, 이 험한 시기에 쓸데없이 걱정을 하지 마십시오.  밤낮으로 천주의 도움에 힘입어 3가지 원수, 즉 3가지 욕정과 싸우고, 박해를 인내로 견디어 나가며, 천주의 영광을 위하여 남아 있을 이들의 구원을 힘쓰십시오.  박해의 때는 천주의 시험입니다.  재앙으로 인하여 겁을 내지 마시고 용기를 잃지 말고 천주를 섬기는 데에서 뒷걸음을 치지 말며, 오히려 성인들의 뒤를 따라 교회의 영광을 더하고 여러분이 주님의 참된 군인이고 선민이라는 것을 보여 주십시오.  비록 여러 사람일지라도 여러분의 마음은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애덕을 잊지 마시고, 서로 참고 서로 도우며 천주께서 여러분을 불쌍히 여기실 때를 기다리십시오.  시간이 없어서 더 쓰지 못하겠습니다.  사랑하 는 교우들이여, 여러분을 모두 천국에서 만나 함께 영원한 복을 누리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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